이게 동양인과 서양인의 발달차이에 의한건지 단순히 제가 이런 삶을 살아보지 않아서 인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엔 성적으로 조숙한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애초에 험버트가 소아성애기질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에너벨과의 관계니까요
따라서 그저 어린아이를 사랑한 중년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롤리타를 읽는다면 꽤 큰 충격을 받을거에요
정사를 치뤘다는 묘사가 자주 깔려있고 험버트는 아이들의 육체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등장하는 아이들도 원초적인 성행위를 접하게 되니까요
소설은 험버트에게 몰입하든 돌로레스에게 몰입하든 결국 후반부엔 험버트가 저지른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줘요
우리의 주인공이 초반부터 쌓아온 아름다운 문장들의 의미는 결국 애절한 사랑보단 일차원적인 욕망에 가까웠다는거죠
중반부턴 이를 더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어서
집에 놀러온 친구와 친구아빠의 관계를 보고 울음을 터뜨린다거나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쯤부터 독자는 돌로레스에 더 이입하게 되고 소설도 험버트의 생각보단 상황전개를 중심으로 묘사해요
어두운데서 눈이 트이듯 험버트의 악행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죠
이때부턴 재밌다기보단 마음이 아파요
돌로레스가 원했던건 '아버지'인데 험버트는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급급하니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끔찍합니다
한 번씩 읽어보는 건 정말 좋지만 남한테 추천하기는 힘들 거 같습니다
소재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이 주는 감정 때문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