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되어버린 언니와, 그걸 즐기는 여동생의 이야기.
처음 뵙겠습니다, 카가리라고 합니다.
저는 로봇이나 안드로이드로 개조되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 사이트에서 그런 소설들을 읽는 게 취미예요.
여러 소설을 보다 보니 저도 직접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첫 투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표현이 서툴거나 문장이 이상한 부분도 있겠지만,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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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인가…….”
니시무라 히마리는 베란다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언니, 혹시 역시 하기 싫은 거야?”
히마리의 여동생 마키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싫을 리가 없잖아! 내가 그토록 동경하던 모습이 되는 건데. 다만, 정말 이걸로 괜찮은 걸까 싶어서…….”
히마리는 내일 기계화 개조 수술을 받고 로봇이 된다.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체 일부를 기계로 바꾸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히마리는 몸 전체를 기계화해서 완벽한 로봇이 되기로 결심했다.
히마리는 어릴 적 봤던 애니메이션 속 메이드 로봇 캐릭터에 마음을 빼앗겼었다.
언제나 무표정하고 인격도 없이 주인공의 명령에만 따르는 모습. 그런 모습을 보며 히마리는 묘한 흥분을 느꼈다.
(나도 로봇이 되고 싶어……!! 로봇이 되어서, 여러 사람의 명령에 복종해보고 싶어……!!)
그런 생각을 품게 된 뒤로 히마리는 오로지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며 필사적으로 돈을 모았다. 모든 것은 자신이 꿈꾸던 모습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니, 괜찮아! 이건 내 꿈인걸! 망설임 따위 있을 리 없지! 미안해, 걱정 끼쳐서.”
히마리는 큰 소리로 외치며 잡념을 떨쳐냈다.
“마키, 내가 로봇이 되면 명령 많이 해줘. 언니는 뭐든 할 수 있는 로봇이 될 거니까.”
“정말 그래도 돼? 그런 짓을…….”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물건이야. 명령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언니는 그게 좀 쓸쓸할 것 같아. 그리고 명령을 받으면 기쁠 것 같고. 뭐, 로봇에게 감정은 없겠지만 말이야.”
히마리는 조금 쑥스러운 듯 덧붙였다.
“언니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것도 그렇네. 알았어!”
마키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히마리는 ‘이 웃음을 보는 것도 마지막인가……’ 하는 생각에 아주 잠깐 로봇이 되는 것을 후회했다.
“벌써 밤이 깊었네, 이제 자자.”
시계 바늘은 이미 새벽 1시를 넘기고 있었다.
히마리는 그날 꿈꿨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히마리가 집을 떠난 뒤, 마키는 무언가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인가? 아직이야? 빨리……!)
마키는 왠지 모르게 흥분해 있었다. 마치 크리스마스를 앞둔 아이처럼.
몇 시간 뒤, 택배가 도착했다. 사람 한 명이 들어갈 법한 길쭉한 골판지 상자였다. 마키는 재빨리 상자를 받아 들고는 기쁨에 겨워 커터칼로 포장을 뜯었다.
그 안에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채 눈을 감고 있는 히마리가 있었다.
검은 드레스에 하얀 프릴이 달린 에이프런 메이드복. 머리 위에는 메이드의 상징인 화이트 브림.
양손에는 팔꿈치까지 오는 하얀 긴 장갑. 양발에는 하얀 하이삭스를 신었고, 발끝은 하이힐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의상과 몸, 얼굴, 머리카락까지 광택이 돌아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모습.
귀에는 로봇의 상징인 이어 커버와 그 끝에 뻗어 나온 안테나.
허벅지에는 숫자와 기호가 적혀 있고, 목덜미에는 바코드. 가슴에는 정사각형 버튼.
이것이 히마리가 원했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마키는 광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하아, 하아…… 언니가 메이드 로봇이 됐어……. 이제 언니는 내 거야…….”
마키는 남몰래 언니 히마리에 대해 비정상적인 애욕을 품고 있었다. 언니를 독점하고 싶다. 언니를 지배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자매 사이인 데다 그런 본색을 드러내면 언니에게 미움받을 게 뻔했으니까. 하지만 이제 언니는 없다. 여기 있는 건 방금 전까지 언니였던 ‘로봇’이다. 그렇다면 숨길 필요도 없다.
(이건 로봇이니까. 나만의 언니 로봇…….)
마키는 히마리였던 로봇을 일으켜 세우고 가슴의 버튼을 눌렀다.
『시스템 체크 중, 시스템 체크 중. 시스템 올 그린. 기동합니다.』
히마리의 목소리와 닮았지만 억양은 없었고 에코가 걸려 있었다. 미세한 구동음이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감겨 있던 눈꺼풀이 열리자 눈동자 깊은 곳에서 붉은 빛이 번뜩였다.
『본 기체는 기체 번호 M-6021 범용형 메이드 로봇, 개체 인식 명칭 HIMARI입니다.』
HIMARI가 깨어났다. 그리고 마키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현재 마스터 등록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마스터 등록을 실행하시겠습니까?』
“실행해.”
마키가 즉답했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등록을 실행합니다. 마스터가 될 인물은 본 기체를 향해 성함을 말씀해 주십시오.』
마키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몇 초간 HIMARI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키가 걱정하기 시작할 무렵,
『니시무라 마키 님의 안면 데이터, 성문 데이터 등록 완료되었습니다. 부디 본 기체를 오래도록 사용해 주십시오.』
HIMARI는 드레스 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메이드다운 절을 올렸다.
(이걸로 언니는 완전히 내 거야…….)
마키가 황홀경에 빠져 있자, HIMARI는 『마스터, 명령을.』이라 말하며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그 소리에 마키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HIMARI, 인간이었을 때의 데이터 같은 건 남아 있어?”
만약 언니의 인격이 남아 있다면 마음대로 다루는 데 거부감이 들 것 같았다. 마키가 조금 불안해하자,
『본 기체가 ‘니시무라 히마리’라는 인간이었다는 데이터는 보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메이드 로봇으로서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데이터일 뿐이며, 본 기체는 기체 번호 M-6021 범용형 메이드 로봇, 개체 인식 명칭 HIMARI입니다. 인간이 아닙니다.』
HIMARI는 자신이 인간이 아닌 완벽한 로봇임을 명확히 고지했다. 그 말을 들은 마키는 안심했다.
이제 마음 가는 대로 할 수 있다. 그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HIMARI는 다시 『마스터, 명령을.』이라며 명령을 재촉했다.
“후후후, 명령이라……. 어쩌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되네.”
마키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러고 보니 오늘 밥을 안 먹었네.”
히마리가 집을 나선 뒤로 마키는 로봇이 된 언니가 언제 도착할지만 생각하느라 식사도 잊고 있었다.
“그럼 HIMARI, 명령이야.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밥 좀 차려줘.”
『알겠습니다.』
HIMARI는 구동음을 내며 재빨리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 안을 확인하더니 레시피를 생성했다.
『니쿠자가(고기감자조림) 조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실행합니다.』
HIMARI는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효율적이게 요리를 시작했다.
“언니, 요리 참 잘했었지.”
히마리는 요리가 취미라 자주 음식을 만들곤 했다. 맛도 훌륭해서 가끔 마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고 있자니 HIMARI가 음식을 가져왔다.
『니쿠자가 조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 기체는 대기 모드로 전환합니다.』
HIMARI는 마키 옆에 서서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손을 모으고 니쿠자가를 입에 넣었다. 순간 마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이거, 틀림없이 언니가 만든 맛이야!!”
『요리에는 본 기체의 소체인 니시무라 히마리의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HIMARI는 인간 시절 히마리의 요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었기에 미세한 간 조절까지 똑같았다.
“헤에, 그렇구나. 언니 대단하네.”
마키는 감탄하며 음식을 먹어 치웠다. 평소와 다름없는 맛에 순식간에 그릇을 비웠다.
“잘 먹었습니다. 자, 그럼 다음엔 뭘 할까?”
식사를 마치고 다음 명령을 고민하던 그때, 갑자기 HIMARI의 가슴 버튼이 붉은색으로 점멸했다.
『배터리 잔량이 부족합니다. 충전을 권장합니다. 충전하시겠습니까?』
HIMARI는 자신의 활동 한계가 다가왔음을 마스터인 마키에게 보고했다.
“엑! 이제부터 잔뜩 명령하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보고에 마키는 아쉬워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충전시키려던 찰나,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배터리가 나간 언니…… 보고 싶어.)
인간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HIMARI는 로봇이다. 언니의 새로운 일면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마키는,
“HIMARI, 충전은 안 할 거야. 그리고 앞으로 내 허가 없이 충전하는 걸 금지한다. 그대로 배터리가 다 돼서 꺼져버려.”
방전은 로봇에게 치명적인 일이다. 하지만 마스터의 명령에는 절대복종. 마스터가 원한다면 따를 뿐이다.
『알겠습니다. 본 기체는 향후 마스터의 허가 없이 충전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충전을 포기하겠다고 보고하자, HIMARI의 가슴 버튼이 더욱 빠르게 깜빡이기 시작했다.
『삐- 삐- 배터리 잔량이 부족합니다. 즉시 충전을 권장합니다. 본 기체는 마스터의 명령에 의해 스스로 충전하는 것이 제한되었습니다. 따라서 자가 충전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배터리 잔량이 부족…….』
HIMARI는 그 자리에 서서 같은 말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충전을 권고하면서도 마키의 허가가 없어 실행하지 못하는 상태.
마키는 점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오른손으로 자신의 민감한 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언니, 귀여워…… 너무 귀여워……. 빨리 충전 안 하면 기능 정지될 텐데. 하지만 내 허락 없이는 충전 못 하겠지. 언니는 로봇이니까, 내 명령을 거역할 수 없으니까…… 하아, 하아, 나의 귀여운 언니……!)
손놀림이 점점 빨라진다. 이제 멈출 수 없다.
바닥으로 달콤한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그리고 몇 초 뒤,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삐이이이이-. 배터리 잔량이 소진되었습니다. 방전. 방전. 활동 유지가 불가능합니다. 전 기능 정지. 모든 시스템 다운합니다.』
HIMARI의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졌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뒤로 넘어졌다. 차렷 자세 그대로 굳어 쓰러진 HIMARI의 모습을 보며 마키는 쾌락의 정점에 도달했다.
“아, 아, 윽, 아아앙…… 히아앗!! 언니! 그런 꼴이 돼서, 나한테 보여지고! 앙, 아앗, 하, 앗! 아, 아아아앗!!”
자신의 언니는 메이드 로봇이 되어 기능 정지 상태다.
멈춰버린 HIMARI는 무표정했고, 움직일 기미조차 전혀 없었다.
그저 인형이나 다름없는 상태.
인간이었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모습.
그 광경을 보며 마키는 절정에 달했다.
몇 분 뒤, 마키는 진정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방전되어 쓰러진 HIMARI를 일으켜 전용 충전기에 연결했다.
『충전을 시작합니다. 충전 완료까지 6시간 23분 남았습니다.』
가슴 버튼이 노란색으로 빛났다. 충전 중이라는 증거다.
“후훗, 귀여운 메이드 로봇 언니. 이따가 봐.”
충전 중인 HIMARI에게 마키가 속삭였다. 기분 탓인지, HIMARI가 기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끝
오랜만이에요, 카가리입니다.
또 투고가 늦어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현생이 바빠진 것도 있지만, 작품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올랐던 게 컸네요...
아마 앞으로는 한 달에 한 편 올릴 수 있을까 말까 할 것 같아요.
그래도 트위터(Twitter)는 꾸준히 하고 있으니까, 괜찮으시다면 오셔서 말 걸어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트위터 DM으로 "이런 기계화 소설이 보고 싶다!" 하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작품은 반응이 좋았던 1편, '아브노말한 자매'의 속편입니다.
아마 계속 이어질 것 같아요(웃음).
부디 즐겁게 감상해 주세요.
***
계절은 여름.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기온이 40도(40℃)를 웃도는 날도 있었다.
"아~~ 더워어어~~"
『오늘의 날씨는 맑음. 최고 기온 41도(41℃), 최저 기온 36도(36℃). 강수 확률 0%...』
히마리(HIMARI)는 오늘의 기상 정보를 마키에게 보고했다.
"오늘도 이 뙤약볕을 뚫고 학교에 가야 하는 거야... 하아, 이럴 때만큼은 로봇이 된 언니가 부럽다니까."
마키가 히마리를 향해 투덜거렸지만, 히마리는 무표정한 그대로였다.
『마스터, 예정된 시각인 8시가 되었습니다.』
"네, 네. 준비한다고요."
마키는 싫은 기색을 팍팍 내며 등교 준비를 시작했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가방을 챙긴다.
"그럼, 다녀올게, 언니!"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히마리는 지잉, 하는 구동음을 내며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아름다운 메이드식 인사를 건넸다.
철컥,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마스터의 외출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 미리 설정된 명령을 실행합니다.』
히마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으로 돌아가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히마리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무표정으로 청소기를 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히마리는 로봇이라 주어진 명령 이외의 일은 할 수 없다... 아니, 다른 일을 한다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프로그램과 입력된 명령만이 자신을 움직일 뿐, 그곳에 자신의 의지 따위는 없었다.
『명령 1, 청소기 돌리기 종료. 다음 명령 2, 세탁하기로 이행.』
청소를 끝낸 히마리는 세탁기 앞으로 이동해 세탁을 시작했다.
『세탁 종료까지 남은 시간 20분. 대기 모드로 전환합니다.』
세탁이 끝날 때까지, 히마리는 세탁기 앞에서 무표정하게 부동자세를 취했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1mm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세탁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띠링, 세탁 종료 확인.』
세탁이 끝나자 베란다로 나가 효율적으로 빨래를 널기 시작했다. 움직임은 기계적이었지만 매우 섬세했다. 순식간에 모든 빨래를 다 널었다.
『설정된 모든 명령 달성. 마스터의 귀가 전까지 대기 모드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방구석에서 다시 부동자세를 취했다. 마키가 돌아올 때까지, 그저 무표정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몇 시간 후, 햇살이 강해지며 실외 기온도 점점 치솟았다. 에어컨도 켜지 않은 채 밀폐된 방 안은 마치 사우나처럼 달궈졌다.
『띠링, 실내 온도 상승 확인. 위험합니다. 위험합니다. 열폭주 위험이 있습니다.』
히마리의 시스템 알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스스로가 위험한 상태임을 알렸다. 하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속히 실내 온도를 낮출 것을 권장합니다.』
해결책은 나와 있지만, 스스로 실행할 수는 없다.
명령받지 않은 행위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건'인 로봇이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 일이었다.
히마리는 누군가 에어컨을 켜주기를 기다리며 상태를 보고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몇 분 후, 히마리는 마침내 오작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띠링, 띠링, 에러, 에러. 알 수 없는 오류 발생. 띠링, 시, 시, 실내 온도 상승, 상승, 예기치 못한 동작을 이, 이, 이, 일으킬 가가가가가-능성이 이이이이-ㅆ습니다. 습니다. 에, 에러. 조속히, 저저저전원을 처어어어어-리, ? 해해해해해-주세, , , 요오오오.』
누가 봐도 명백히 위험한 상태였다. 손발은 제멋대로 경련하듯 움직이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방황했으며, 입은 이제 움직이지도 않았다. 머리 부분과 이어 커버, 관절 이음새 사이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로봇이라기보다는 고장 난 기계 인형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다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꺾이는 바람에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바닥으로 거세게 고꾸라졌다.
『띠링, 가가, , , 위위위험합니다 위험해해해해-요오오오? 수수수리수리수리수리가 피히히-료오오!? 고자아아앙, 에러러러러 이해불능 이해불능, , ,』
엎드린 채 에러 메시지를 쏟아낸다.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조차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날카로운 기계음이 방 안에 울려 퍼지더니, 히마리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했다.
눈동자에서는 하이라이트가 사라졌고, 가슴팍 버튼의 불빛도 꺼졌다. 팔다리는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하복부에서는 윤활유가 울컥울컥 새어 나왔다.
누가 봐도 수리점에 맡기지 않으면 다시는 움직이지 않을 상태였다.
마키가 돌아오기까지 남은 몇 시간 동안, 히마리는 그 처참한 모습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끝
오랜만입니다. 카가리입니다.
또 소설 투고를 빼먹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올해도 rui76님(user/1811858)이 기획하신 연말 기계화 축제가 열려서, 저도 힘을 보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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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처참하구만….”
두 남성 수리공의 시선 끝에는 상자 안에 아무렇게나 처박힌 메이드 로봇 ‘HIMARI’가 있었다.
팔다리는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있고, 이어 커버는 떨어져 나갔으며 그 끝의 안테나까지 부러진 상태. 한눈에 봐도 완전히 박살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거 수리비가 얼마나 나오려나요?”
젊은 수리공이 옆에 선 선배에게 물었다.
“그 점은 걱정 마라. 이 기체, 보험 들어놨거든. 그것도 하이그레이드로.”
“하이그레이드요? 그 보험은 보통 토목 계열처럼 위험한 일 하는 애들이나 드는 거잖아요. 메이드 로봇한테 하이그레이드라니, 의미가 있나….”
“아, 물론 그렇지. 근데 고객 정보 보니까 이 메이드 로봇, 원래 인간이었다더군.”
그 말대로였다. HIMARI는 ‘니시무라 히마리’라는 이름의 인간이었다. 히마리는 스스로 원해서 메이드 로봇으로 개조되는 길을 택했다.
“몸 일부를 기계로 바꾸는 건 그렇다 쳐도, 인간으로서의 삶까지 버리다니…. 전 도저히 이해가 안 가네요.”
“뭐 어떠냐. 세상엔 다양한 취향과 생각을 가진 놈들이 있는 법이지. 끝까지 자기 신념 관철해서 원하던 모습이 된 거니까,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마라.”
젊은 수리공은 조금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네!”
수리공들은 매니퓰레이터를 조작하며 HIMARI를 분해하고 수리하기 시작했다.
“열기 때문에 내부 기판이 아주 맛이 갔네. 이거 꽤 오래 걸리겠어.”
HIMARI의 수리는 장시간 이어졌다.
“좋아, 이걸로 끝이다. 일단 기동시켜 보지.”
남자가 HIMARI의 가슴팍에 있는 전원 버튼을 세 번 눌렀다. 그러자 HIMARI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시스템 체크 중… 시스템 체크 중… 기체에 접촉하지 마십시오… 시스템 체크 중… 시스템 체크 올 그린… 기동 셋업 실행 중……』
정비 베드에 누워 있던 HIMARI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기체 번호 M-6021, 범용형 메이드 로봇, 개체 식별 명칭 HIMARI. 메인터넌스 모드로 기동했습니다.』
“나이스, 무사히 기동 완료!”
“그럼 다음은 동작 테스트다.”
기동을 확인한 남자가 HIMARI의 이어 커버에 있는 단자에 케이블을 꽂았다.
『다운로드 중…』
HIMARI의 눈등이 깜빡거렸다.
『다운로드 완료. 지금부터 본 기체는 지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동작 테스트를 실행합니다. 본 기체에서 떨어져 주십시오. 또한 에러 발생 시, 즉시 기체를 정지시키고 수정해 주십시오.』
HIMARI가 주변에 주의를 환기했다.
먼저 팔을 돌리며 『테스트 프로그램 1 실행 중… 서보모터 정상 가동 확인…』이라며 담담하게 테스트를 이어갔다.
“이대로 별일 없으면 문제없을 텐데….”
남자들은 초조하게 HIMARI를 지켜봤다.
다행히 동작 테스트는 순조로웠다.
『테스트 프로그램 83 실행 중… 촉각 센서 정상 가동 확인… 지정된 태스크가 완료되었습니다.』
“후우, 어떻게든 끝났네요….”
젊은 수리공이 한숨 돌리며 안도했지만, 중년 수리공은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았다.
“아니, 아직 하나 더 남았다.”
“어, 그게 뭔데요?”
젊은 남자가 묻자, 중년 남자는 HIMARI의 하복부를 가리켰다.
“성처리 테스트다.”
“서, 성처리요?!”
젊은 수리공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어라, 너 지금까지 성처리 기능 없는 모델만 만졌던 거냐?”
“외람되지만… 메이드 로봇 중엔 그 기능 없는 게 더 많았으니까요.”
“그래? 뭐, 그렇겠지. 그럼 잘됐네. 이번 기회에 네가 성처리 테스트해라.”
“제가요?! 저 아직 아다란 말이에요….”
“으하하하!! 뭐야, 너 아직 동정이었냐? 이거 재밌구만!”
중년 남자가 배를 잡고 웃어댔다.
“웃지 마세요, 선배! 여자랑은 인연이 없었다고요….”
“그러니까 더더욱 해봐야지! 겸사겸사 좋은 거 하나 알려주마. 로봇이랑 하는 게 생각보다 끝내주거든. 너무 기분 좋아서 인간이랑 하는 걸로는 만족 못 하게 된 놈들도 있을 정도니까.”
‘설마… 이런 건 사실상 오나홀이나 러브돌이랑 똑같은 거 아닌가.’
젊은 수리공이 속으로 투덜거리는 사이, 두 사람은 동작 테스트를 마치고 부동자세로 서 있는 HIMARI에게 다가갔다.
“기체 번호 M-6021, 지금부터 성처리 테스트를 실시한다. 앞에 있는 남성과 섹스를 실행해.”
『알겠습니다. 대상 인식. 성처리 해치 오픈합니다.』
HIMARI가 ‘푸슉’ 하는 구동음과 함께 ‘PULL OUT’이라고 적힌 하복부 패널을 슬라이드 시켰다.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인공 성기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난 밖에서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올 테니까, 마음대로 해봐. 끝나면 부르고.”
중년 남자는 자리를 비워주었다.
“앗, 저기…!”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한 젊은 수리공.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성처리 테스트 실행 중… 인공 성기에 남성기를 삽입해 주십시오… 성처리 테스트 실행 중… 인공 성기에 남성기를 삽입해 주십시오…』
“후우… 에라 모르겠다.”
각오를 다진 남자가 HIMARI에게 M자 개각을 명령했다. 바지를 내리자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창한 물건이 튀어나왔다.
“간다.”
남자가 삽입했다.
『실행 중… 삑, 남성기 삽입 확인.』
HIMARI의 입에서 전자음이 흘러나왔다.
질 내부가 꽉 조여오며 남자의 물건을 휘저었다.
“으윽… 커헉… 아…!”
(이런 건… 경험해 본 적 없는 쾌감이야….)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신음이 울려 퍼졌다.
남자가 상상 이상의 쾌락에 몸부림치는 동안에도, HIMARI는 담담하게 정보를 분석했다.
『성처리 테스트 실행 중… 감도 30, 40%, 정상 가동 중…』
“아… 제, 젠장… 난 이렇게… 기분 좋아 죽겠는데… 넌 무표정이냐….”
HIMARI는 아무런 감정 없는 눈으로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도 상승, 감도 상승, 70% 확인… 80% 확인…』
감도 수치가 올라가며 서로 피니시가 가까워졌다.
“이… 이제 한, 한계야….”
『삑, 남성기에서 사정 전조 감지. 피스톤 속도 증가.』
아까보다 피스톤질이 훨씬 빨라졌다.
『95%… 곧 본 기체의 쾌감 지수가 한계에 도달합니다. 신속히 사정하십시오.』
이어 커버의 램프와 눈동자를 붉게 점멸하며 HIMARI가 남자를 쳐다봤다.
“그렇게 말하면… 아…!”
『삐-! 삐-!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신속히 사정해 주십시오. 신속히 사정해 주십시오. 신속히 사정해 주… 삑, 5초 이내의 사정을 예측. 카운트다운 실행… 5… 4… 3… 2… 1…』
“나… 나온다아앗…!!”
『0』
『삑, 성처리 기능 정상 가동 확인.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아… 하아….”
상상 이상의 쾌감에 절여진 남자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싹텄다.
(하아… 하아… 로봇이랑 하는 거 진짜 최고잖아…. 게다가 원래 인간이었다니… 상상만 해도 또 나올 것 같아.)
몇 분 후….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인공 성기를 교체한 뒤, 드디어 HIMARI의 수리가 모두 끝났다.
전원을 끄고 HIMARI를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선배!”
“왜.”
“혹시 저 메이드 로봇, 나중에 또 수리 들어오면 그때는 저 혼자 하게 해주세요.”
“설마 너… 아니, 깊게 묻진 않으마. 알았다. 다음엔 네놈한테 맡기지.”
젊은 수리공은 기술자로서도, 그리고 남성으로서도 한 단계 성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