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신을 정교한 의체, 메타돌(METADOLL)에 이식하는 불법 기술이 개발됐다.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한 의체, 그리고 그 안에 갇혀버린 인간의 마음. 복종 프로그램에 지배당한 가련한 인형들은 인형술사인 소유자의 뜻대로 조종당할 뿐이다.
이것은, 그런 근미래의 이야기.
시노미야 마이토의 여동생, 리리가 감쪽같이 사라진 지 꼬박 일 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납치 정황이 뻔히 보이는 증거가 널렸는데도, 경찰 놈들은 무슨 꿍꿍이인지 수사를 덮어버렸다. 마이토는 이 악물고 혼자서 바닥을 훑었고, 결국 꼬리 하나를 잡았다.
――리리가 안내 데스크 직원으로 일하던 외국계 IT 기업, Z사의 CEO. 그 작자가 실종 전날 밤 리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었다.
그것만이라면 별거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리리와 함께 가기로 했던 동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직전에 급한 일이 생겨 빠졌다는 게 문제였다.
그리고 그 식사 자리를 기점으로 리리의 흔적은 뚝 끊겼다.
파면 팔수록 구린내가 진동했다. 마이토는 Z사를 향한 의심을 확신으로 굳혔다.
철저한 준비 끝에 르포라이터로 위장해 취재를 핑계로 회사 내부에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몇 겹의 보안을 뚫고, 마이토는 빌딩 최상층 방에서 드디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리리와 재회했다.
분명, 그래야만 했다.
◇
리리의 얼굴을 한 여자는 그 자리에 꼿꼿이 서서 앞만 바라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이토가 방에 들어온 것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달려가던 마이토는 리리의 손을 잡으려다, 닿기 직전 기묘한 위화감에 멈칫했다.
그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을 때, 마이토는 헉, 하고 경악의 신음을 흘렸다.
리리처럼 보였던 그것은, 리리와 똑같은 얼굴로 만들어진 정교한 차세대 안드로이드――메타돌이었다.
주 전원이 꺼진 채, 충전용 크래들 유닛에 선 채로 연결되어 있었다.
유리구슬처럼 텅 빈 눈을 부릅뜨고서.
크래들의 단자로 보이는 뾰족한 끝부분은, 비릿하게도 ‘그녀’의 국부에 박혀 있는 듯했다.
크래들 패널에는 주 전원 스위치가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마이토는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낮게 웅웅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안드로이드의 눈동자에 빛이 들어왔다.
“META-DOLL Type:GRD MBGD0120X LILY …시스템 체크 정상. 기동합니다…”
개성이라곤 털끝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소름 끼칠 정도로 평탄한 억양.
일부러 인간과 구별되도록 조정된 시스템 메시지용 합성 음성이다.
그게 리리와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리리……?”
무심코 마이토가 부르자, 안드로이드는 갑자기 고개를 획 돌렸다.
눈동자 깊은 곳에서 카메라 렌즈가 초점을 맞추는 소리가 들렸다.
“메모리 대조 성공. 당신은, 시노미야 리리의 오빠, 시노미야 마이토 씨군요.”
리리는 곱게 화장한 얼굴이었지만, 인간미라곤 없는 무표정으로 마이토를 응시했다.
얼굴은 영락없는 리리였지만, 원래 리리보다 여성성이 훨씬 강조된 몸매였다.
가슴 따위는 블라우스가 터질 듯 솟아올라 있었다.
문득, 마이토는 어떤 소문을 떠올렸다――.
인간의 정신을 의체에 가두고, 의사 인격 OS로 정착시켜 버리는 기술이 존재한다는 소문.
군사적 용도 외에도, 그렇게 인형이 된 희생자가 부자들의 노리개로 매매되기도 한다고, 예전 언론사에 있던 친구가 말했었다.
마이토는 지금껏 그런 터무니없는 소문을 믿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리리와 붕어빵인 안드로이드를 눈앞에 두고, 불현듯 그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마이토는 크래들 조작 패널을 뒤져 안드로이드 설정 메뉴를 불러냈다. 조작에 반응해 딱딱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설정 모드로 이행합니다――”
“찾았다!”
마이토는 설정 항목 중에 ‘자아 억제 레벨’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 값을 ‘무효’로 변경했다.
“설정을 유효화하기 위해, 재기동합니다……”
안드로이드의 눈에서 빛이 꺼지고, 곧바로 기동 프로세스가 시작됐다.
아까와 똑같은 기계적인 메시지가 흘러나왔지만, 직후 안드로이드는 리리의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꺄악! 여기, 어디야!?”
거기 있는 건 틀림없는 리리였다.
방금 전까지의 기계적인 반응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생생한, 사람으로서의 반응.
목덜미에 연결된 케이블만 보지 않는다면, 아무도 메타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리리는 필사적으로 가랑이 사이에 박힌 단자를 뽑아내려 하고 있었다.
“리리, 리리 맞지!”
“오빠! 나, 어떻게 된 거야!?”
“지금 구해줄게!”
마이토는 리리에게 연결된 케이블을 뽑고, 크래들을 조작해 리리 안에 박혀 있던 단자를 집어넣었다.
곧바로 리리는 크래들에서 뛰어내려 비틀거리며 마이토에게 다가왔다.
마이토는 리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의체는 사람 피부의 온기마저 재현하고 있어 따뜻했다.
“리리!”
“오빠, 무서웠어! 나, 나――”
“이제 괜찮아. 아무 걱정 하지 마.”
품에 안긴 리리에게 그렇게 말했다.
기계 인형으로 변해버린 인간을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이 있는지, 마이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리리를 되돌리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세상에 까발리고, 리리를 이 꼴로 만든 Z사와 그 관계자 놈들을 모조리 파멸시켜 버리겠다고, 마이토는 다짐했다.
“오빠, 나 기억이…… 뭔가 엄청 무서운 꿈을 꾼 것 같아.”
“억지로 떠올리지 마. 리리, 나랑 같이 집에 가자.”
마이토는 리리의 손을 잡고 복도로 뛰쳐나가려 했다.
그때였다. 방 반대편 문이 열리고, 고급 정장을 빼입은 덩치 큰 남자가 나타난 것은.
“거, 그렇게 서둘러 갈 것 없지 않나.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좀 더 느긋하게 있다 가게나.”
남자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쩌렁쩌렁한 바리톤으로 말했다.
옆에서 리리가 작게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마이토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뭐―― 누구야, 당신?!”
“난 리처드 세인. 이 회사의 CEO지.”
“그럼, 네놈이 리리한테 이런 짓을!”
욱한 마이토는 덤벼들었다.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목덜미가 따끔하다 싶더니, 갑자기 온몸에 힘이 쭉 빠져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마이토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어 간신히 눈동자만 굴려 뒤를 보니, 리리가 딴사람처럼 딱딱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리리의 손가락 끝에서 주사기 같은 가느다란 바늘이 튀어나와 있었다.
마비약 같은 걸 찔린 것이다.
마이토가 겨우 상황 파악을 했을 때는, 리리가 꼴사납게 쓰러진 마이토 곁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리리는 말없이 마이토가 호신용으로 챙겨 온 전기충격기 따위를 재빨리 압수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세인이 유쾌하게 웃어젖혔다.
“귀여운 여동생한테 배신당한 게 그렇게 충격인가? 하지만 그녀는 이제 내 소유물이라서 말이야. 지금은 내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경호용 돌(Doll)일 뿐이지. 살아있을 땐 꽤나 반항적이었는데, 이렇게 인형이 되고 나니 아주 귀엽단 말이야. 내 신호 하나면 일말의 주저 없이 친오빠를 공격하지. ――그렇지, LILY?”
“네. 저의 모든 존재는 마스터에게 봉사하기 위해 있습니다…… 죄송해요 오빠. 저는 마스터를 절대 거역할 수 없어요……”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아냐아악!”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혀로 마이토는 세인을 향해 짓씹듯 내뱉었다.
“이런이런. 돌이 되기 전의 리리 군도 비슷한 소리를 했었지. 그게 남매의 피라는 건가? LILY, 너는 복종 프로그램 설치 전에 나한테 뭐라고 큰소리쳤었지?”
“네, 저는 ‘기계에 마음을 옮겼다고 굴복할 줄 아느냐, 반드시 저항해서 당신을 파멸시켜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스터를 향해 돌 주제에 건방진 입을 놀린 것을 지금은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리리……”
마이토는 넋이 나가 중얼거렸다.
“LILY. 여흥으로 그 남자에게 그걸 해줘라. 뒤처리는 저들에게 맡기지.”
세인이 슬쩍 뒤를 돌아보자, 언제부턴가 대기하고 있던 마른 체구의 검은 양복 남자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너를 돌로 만들어준 메타브레인테크사 ‘D’ 부문의 키자키 군이다.”
“아이고, 세인 님. 함부로 저희 회사 이름을 입에 올리시면……”
“상관없잖아. 그 남자는 이제 자네들에게 넘길 테니까. LILY는 금칙 사항 때문에 비밀을 누설하는 게 불가능해. 아무 문제 없잖나.”
“하아, 뭐, 그렇긴 합니다만……”
검은 양복이 물러나자, 세인은 리리를 향해 턱짓했다.
그걸 신호로 리리는 바닥에 마이토를 대자로 눕혔다.
“리…… 리…… 무슨 짓을……”
“……미안해, 어쩔 수가 없어. 미안해……”
리리는 속삭이는 말의 비통함과는 정반대로 망설임 없는 손놀림으로 마이토의 옷을 찢어발겼다.
저항할 틈도 없이, 리리의 손가락이 미끌거리며 마이토의 항문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그아…… 그만……”
뿌리까지 리리의 손가락이 삼켜졌을 때, 파직하고 전기 충격이 마이토의 하반신을 강타했다.
리리의 손끝에서 발생한 방전은 끔찍한 충격이 되어 전해졌다.
마이토의 동공이 풀리고, 입가에서 침이 질질 흘러내렸다.
다시 전격이 터졌다. 의지와 상관없이 페니스가 빳빳하게 서더니, 펄떡펄떡 사정하고 있었다.
“우오오…… 끄아아…… 리, 리……”
파직! 전기 자극이 가해질 때마다 마이토의 하반신이 볼품없이 경련했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백탁액이 뿜어져 나와 찢어진 옷을 더럽혔다.
리리의 전기 고문은 자비 없이 계속됐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마이토는 강제로 사정당했다.
처음엔 감미로운 자극이 섞여 있던 그것은, 이내 지옥의 고문으로 변해갔다.
더 이상 정액 따위 거의 나오지도 않는데 강렬한 자극에 의해 사정 반사가 유발되어, 하반신이 덜덜 떨리며 경련한다.
그건 고통을 동반한 발작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슬픈 얼굴을 하면서도 리리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세인과 검은 양복이 뭔가 거래를 시작하는 소리를 멀리서 들으며, 마이토는 수십 초 간격으로 사정당하고 있었다.
“미안해…… 오빠……”
마지막으로 들린 건 리리의 중얼거림이었다. 그리고, 마이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어 의식을 놓아버렸다.
어둠조차 없는 투명한 의식의 공백이 이어졌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를 시간을 거쳐 마이토의 의식이 돌아왔을 때, 무언가가 결정적으로 변해 있었다.
마이토 의식의 ‘핵’에 해당하는 부분이, 그것을 둘러싼 급류 같은 정보의 흐름을 제어하려 하고 있었다.
스위치가 켜지듯 갑자기 주위 광경이 인식되었다.
그걸 의아해하기도 전에 마이토의 의식은 프로그램의 제어를 따르고 있었다.
“META-DOLL Type:MAID MBMD0057A MAI ……시스템 체크 정상, 기동합니다……”
뇌리에서 데이터가 춤을 추고, 입에서 멋대로 말이 튀어 나갔다. 직후, 바통 터치라도 하듯 마이토의 자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 입에서 나온 목소리에 마이토의 자아는 동요했다.
“방금 그건, 내 목소리……?”
“일어난 기분은 어떤가, 시노미야 마이토 군. 아니, 이젠 MAI라고 불러야 하나.”
MAI라고 불린 순간, 마이토의 의식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름으로 인식했다.
인식한 후에야, 그 사실에 마이토는 충격을 받았다.
마이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독하게 비좁은 공간에 쳐박혀 까치발을 들고 있다. 리리가 갇혀 있던 것과 같은 형태의 크래들을 안쪽에서 보고 있다는 걸 마이토는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마이토의 가랑이 사이에도 위를 향한 단자가 박혀 있었다.
“MAI. 지금 네 꼴이 어떤지 알겠지?”
“우으……”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마이토의 의식 속에서 날씬한 몸매와 모양 좋은 유방을 갖춘 젊은 여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남자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조형된 의체.
그게 지금 마이토에게 주어진 몸뚱이인 것이다. 그 사실이 명확한 자각이 되어 뇌리로 흘러들어왔다.
“젠장! 내 몸 돌려줘!”
가녀린 여자 목소리로 악을 쓰며, 마이토는 크래들에서 나가려고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은밀한 곳에 박힌 단자를 뽑으려고 발버둥 칠 때마다, 삽입부의 마찰이 쾌감 신호가 되어 의식으로 파고들었다.
남자라면 있을 수 없는 곳에 이물을 박고 있는 기괴한 감각.
거기에 멍해질 틈도 없이, 마이토의 입이 제멋대로 움직여 소리를 내뱉었다.
“BIOS 에러. 락(Lock) 중에 충전 단자를 뽑는 것은 허가되지 않습니다.”
검은 양복이 옆에서 세인에게 말을 걸었다.
“아, 죄송합니다. 괜찮으시다면 복종 프로그램을 완전히 설치한 뒤에 다시 선보일 테니……”
“아니, 상관없네. 인간 시절의 자아가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이 상태도 꽤나 별미란 말이지.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하아, 그러십니까…… 기술직인 저로서는 미완성품을 보여드리는 게 좀 찜찜합니다만.”
“이 친구는 행방불명된 여동생을 쫓아, 그 작은 단서를 붙잡고 머리를 쥐어짜 여기까지 도달했어. 꽤 대단한 놈이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하, 하아……”
“그 노력을 기리는 의미에서, 녀석에게 자신의 운명을 뼈저리게 이해시킨 뒤에 ‘처치’를 받게 해주자는 거야.”
“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치든 최종 결과물은 같을 텐데요……”
“이 사람아, 그건 뭘 모르는 소리지. 그 과정이야말로 부가가치가 되는 거야. 생각해보게,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다고 프렌치 풀코스를 믹서기에 갈아서 내놓는 셰프가 어디 있나? 그래, 인생이란 항상 과정의 유희를 즐기는 법이야. 안 그런가?”
“하, 하아…… 아, 네, 송구합니다. 공부가 되네요.”
세인과 검은 양복이 엇박자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마이토는 크래들에 묶인 채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마이토는 세인을 노려보았지만, 세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미 이해했겠지만, 자네의 정신은 그 메타돌에 이식됐어. 두 번 다시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없지. 정신 이식은 일방통행이라서 말이야.”
그 말에 마이토의――소녀형 의체의 표정이 굳어졌다.
충분히 뜸을 들이고, 세인은 말을 이었다.
“자네는 내 인형 ‘MAI’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세인의 입에서 마이토에게 가해진 메타돌화의 전말이 흘러나왔다.
마이토의 정신이 LILY의 자매기이자 메이드형으로 튜닝된 ‘MAI’의 코어 시스템에 이식되었다는 것.
MAI는 LILY의 슬레이브 기체로 설정되어 있어, 필요하면 LILY가 MAI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
마이토가 이제부터 복종 프로그램을 설치받고, 그때 마스터로서 세인이 등록될 것이라는 것.
그의 전용 메이드 겸 성 처리 인형으로 평생 봉사할 운명이라는 것.
“MAI, 너는 곧 나만을 주인으로 사랑하고, 모든 것을 바쳐 충성을 맹세하는 돌이 될 거다. ――금방 그 황홀함을 이해하게 해주지.”
“이 썩어빠진 쓰레기 새끼가!”
마이토는 침을 뱉으려 했지만, 의체는 성행위 때 말고는 침 분비가 차단되어 있었다.
“이런이런. 모처럼 요정 같은 몸을 골라줬는데, 그런 더러운 말을 쓰면 쓰나.”
세인의 팔이 쑥 뻗어와 마이토의 가슴을 콱 움켜쥐었다.
“앗! 앙, 큭, 무슨 짓이야!?”
탐스러운 과실 같은 유방이 쥐어짜이자 마이토는 신음했다.
의식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의체가 보내오는 신호는 달콤한 쾌감뿐이었다.
“아하앗……”
항의의 말은 도중에 녹아버리고, 대신 제 목소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끈적한 교성이 터져 나왔다.
마이토는 필사적으로 정신을 집중해 세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하지만 검은 양복이 단말기 키를 두드린 순간, ‘손을 뿌리친다’는 의지 자체가 봉쇄되어 버렸다.
마이토는 그저 몸을 비틀며 가슴을 계속 주물럭거려지는 수밖에 없었다.
“이… 변태 새끼가…… 남자 의식을 여자 의체에 집어넣고, 재밌냐!”
“과연. 몸으로 저항 못 하니 말로라도 반항해 보겠다 이건가. 눈물겹군. 그건 그렇고, 키자키 군, 그 처리 좀 해주게.”
“네. 알겠습니다.”
검은 양복――키자키가 다시 단말기를 조작하자, 마이토의 감각에 변화가 생겼다.
노도와 같은 사정감이 치밀어 오른 것이다.
하반신의, 원래라면 페니스가 있어야 할 그곳에, 강렬한 사정 충동이 생긴다.
리리에게 강제 사정당했을 때의 감각이, 더욱 증폭되어서.
“으아아악!”
마이토는 참지 못하고 페니스를 훑으려고 반쯤 무의식적으로 하반신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미칠 듯한 사정 충동은 있는데, 페니스가 없다.
대신 크래들 단자가 은밀한 곳에 박혀 있어, 그 딱딱한 단자 표면에 손이 닿았다.
사정 욕구가 사라지지 않아, 마이토는 페니스 대용품처럼 단자를 움켜쥐고 허리를 잘게 털어댔다.
“으, 앗, 앗……”
정교하게 만들어진 여자의 기관에 쾌감이 꽂혔다.
그 쾌감과는 별개로, 사정 충동은 사그라들지도 않고 하반신에 계속 남아 있었다.
“허리를 흔들어대다니 음란한 인형이군, MAI.”
“아…… 아니…… 야.”
“안심해라. 복종 프로그램이 깔리면 내 명령 하나로 어떤 충동도 참고 얌전하게 굴 수 있게 될 테니까. 뭐, 네 자아는 계속 괴롭겠지만 말이야. 하하핫.”
진심으로 유쾌하게 웃는가 싶더니, 세인은 마이토의 목덜미 머리카락을 걷어냈다.
거기엔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었다. 케이블 옆의 작은 스위치를 조작하자, 의체의 귀 밑에서 쇄골에 걸쳐 희미한 이음매 홈이 드러났다.
“아앗, 세인 님. 아직 그 부분 조정 중이라서……”
“괜찮잖아. 이것도 애프터서비스라고 생각하게.”
“……알겠습니다.”
세인이 의체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들어 올리자, 케이블을 질질 끈 채 머리가 몸통에서 분리되었다.
마이토의 눈앞에 세인의 하반신이 들이닥쳤다.
지퍼에서 꺼낸 시커먼 페니스를 눈앞에 두고 마이토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하지만 페니스의 냄새를 맡았다 싶더니, 마이토는 자연스럽게 입을 벌려 그것을 물고 있었다.
거부하려는 의식이 작동하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요즘 메타돌은 BIOS 레벨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빌트인으로 들어가 있어서 말이야. 딱히 복종 프로그램을 안 깔아도 최소한의 성 봉사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세인의 말을 들으며 마이토는 속수무책으로 페니스를 입에 물고, 츄릅츄릅 음란한 소리를 내며 혀를 놀리고 있었다.
페니스를 물어뜯어 버리겠다고 생각해도, 즉시 그 사고는 차단되고, 대신 BIOS 레벨에 박힌 프로그램대로 입을 움직여 버리는 것이었다.
그건 눈에 먼지가 들어가면 깜빡이는 것과 똑같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사로 나타나, 마이토 자신의 의지로 멈출 수가 없었다.
이윽고 페니스 끝에서 대량의 백탁액이 뿜어져 나와, 마이토의 얼굴 전체에 뿌려졌다.
곧바로 키자키가 세척 장치로 오물을 씻어내고, 의체의 머리를 원래대로 다시 끼웠다.
“그럼 복종 프로그램을 설치할 테니 마지막으로 설정 정보를 확인해 주십시오.”
“음.”
그만둬――!!
마이토는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음성 출력 기능은 이미 차단되어 있었다.
이윽고 새로운 대량의 정보 덩어리가 마이토 안으로 데이터가 되어 흘러들어왔다.
“앗, 아아앗…… 앗…… 앗……”
마이토는 덧없는 저항을 시도했다.
복종 프로그램을 바이러스로 간주하고 정의해서, 시스템 내에서 배제하려고 한 것이다.
그 로직 구축 자체가 이미 자신을 코어 유닛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마이토의 자아가 시도한 저항은 0.003초 만에 깨졌다.
나머지는 복종 프로그램이 보이지 않는 사슬처럼 휘감겨, 엄중하게 자아를 옥죄어 갔다.
마스터에 대한 절대복종과 봉사라는 기본 명제가 영혼의 심지에 새겨져 간다.
마이토는 자신이 인간 마이토에서 인형 MAI로 강제로 바뀌어 가는 것을 자각했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크래들이 풀리고, 마이토――MAI는 세인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제 인형인 MAI가 인간을 거역하는 건 불가능했다.
여전히 하반신을 찌르는 듯한 사정 충동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것을 처리하는 것보다 마스터 등록을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럽게 우선시되었다.
“내가 너의 마스터다, MAI.”
“――생체 인증 및 다각적 인증 시스템 기동. 인증 성공. 리처드 세인 님을, 노드 ID: MBMD0057A MAI의 마스터로 등록했습니다.”
그 순간, MAI에게 눈앞의 남자는 절대적인 ‘마스터’가 되었다.
지금이라면 LILY가 마스터를 거역하지 못한 게 뼈저리게 이해된다.
사람이 신을 거역할 수 없듯이, 돌은 마스터에게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기분이지? 여동생을 기계 인형으로 만든 증오스러운 남자가 네 마스터가 된 기분은.”
“네. 지금의 저에게는 마스터를 모실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입니다.”
“크크…… 하하하하하하!”
MAI 안의 마이토였던 기억은 남자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고 있었다.
기억이나 자아는 모두 MAI에게 계승되어 있었다. 그것들을 지우는 건 간단했을 텐데, 그들은 일부러 남겨뒀다.
아무리 기억이나 자아가 있어도 MAI에게는 메이드 겸 성 처리 인형으로서의 행동밖에 할 수 없으니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원래 인격이 남아 있는 편이 그 반응을 즐길 수 있다는 사디스틱한 취향이 세인을 그렇게 만든 건 말할 것도 없다.
그의 부름에 LILY가 방으로 들어왔다.
자매기인 두 사람은 자동으로 링크되고, 그 상태에서는 항상 LILY가 MAI의 제어권을 가진다.
MAI는 LILY에게 조종당하는 대로 옷을 벗어 나갔다.
생체 의장이 유효화된 지금, 그 맨살은 살아있는 인간과 구별이 가지 않는다.
그대로 남자들의 눈앞에서 두 인형은 요염하게 얽혀, 서로의 유방을 비벼댔다.
MAI의 입에서 달콤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미 섹스용 프로그램이 가동되어 전신의 반응을 제어하고 있다.
MAI는 주입된 프로그램대로 LILY의 은밀한 곳을 손가락으로 애무하려 했다.
그 직전, LILY가 끼어들었다. MAI의 손은 자신의 유방을 주무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쾌감 정보가 MAI의 코어 유닛으로 흘러들어왔다.
프로그램을 거역할 수 없는 MAI는 그 쾌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MAI의 표정은 점차 녹아내린다.
젖은 입술에서 뚝뚝 끊어지는 달콤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소유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거동.
정교한 의체는 민감하게 반응해 유두를 딱딱하게 세우고 있다.
MAI의 여성기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걸 눈치챈 LILY가 애태우듯 MAI의 귓불을 잘근거린다.
움찔, 하고 MAI의 몸이 튄다.
귀엽네, MAI. ――LILY가 작게 속삭인다.
때를 가늠하던 LILY의 손가락이 MAI의 은밀한 곳에 닿았다. 섬세한 손가락이 질 입구를 휘젓더니, 이내 천천히 안쪽으로 삽입되었다.
LILY의 손가락 움직임에 맞춰 MAI의 몸이 움찔, 움찔 민감하게 반응한다.
천박한 교성이 새어 나오고, MAI는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런 자기 자신의 반응에, MAI의 표정은 수치심과 쾌락이 뒤섞인 것이 된다.
LILY의 손가락 움직임이 격해지며, MAI를 절정으로 몰아간다.
MAI는 수치화된 자신의 성적 흥분도를 입 밖으로 내도록 명령받았다.
팔십오 퍼센트…… 구십 퍼센트…… 구십오 퍼센트……
그 숫자가 백이 됨과 동시에 MAI는 절정을 맞이했다.
쾌락 신호의 폭주가 일어나고, MAI는 열락 속에서 격렬하게 온몸을 떨었다.
MAI는 절정의 와중에 LILY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이윽고 힘이 다한 듯 축 늘어진 MAI의 몸은 LILY에게 안겨졌다.
그때, MAI는 시야 한구석에 세인의 모습을 포착했다.
언젠가 반드시…… 복수를……
MAI 안에서 솟아오른 사고 태스크를 LILY가 눈치채고, 그것을 덮어씌웠다.
‘우리 돌들의 행복은 마스터의 행복. 좀 더, 좀 더 마스터를 기쁘게 해드려야 해.’
그래, 나는 META-DOLL Type:MAID MBMD0057A MAI. 나는 마스터의 메이드이자, 성 처리 인형――.
MAI의 자기 인식은 그렇게 설정되어 있다.
과거 인간으로서의 기억이 남아 있어도, ‘MAI’로 다시 태어났을 때 존재의 기반이 개조된 것이다.
MAI는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행동했다.
마스터에게 절대복종하고, 마스터의 기쁨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MAI는 여전히 높은 성적 흥분 상태에 있는 몸을 일으켜, LILY와 입술을 맞췄다.
LILY도 그에 응해, 자매기는 서로 끌어안고 키스했다.
그리고, 마스터를 더욱 만족시키기 위해 MAI는 LILY와 깊게 몸을 겹쳐갔다.
(완)
시각은 오전 3시.
메타브레인사 신도쿄 브랜치 제10개발연구실 소속 니이나 유타카는 라운지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찰나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니이나도 모르는 새 납기가 멋대로 정해졌다.
설상가상으로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데스마치에 빠져 있었다.
니이나는 그나마 나은 편이겠지.
줄지어 놓은 의자를 가면 침대 삼아 쓰러져 있는 녀석들은 3연속 철야를 찍고 있었다.
창가에서 심야의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이대로 도망쳐 버릴까, 따위의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런 권태감 가득한 정적을 깨고, 라운지의 문이 난폭하게 걷어차이며 열렸다.
보안부의 검은 양복들이 우르르 방으로 들이닥쳐, 커피 수면에 잔물결이 일었다.
검은 양복들은 하나같이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마치 코미디 영화 같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눈 깜짝할 새 니이나는 검은 양복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제10개발 주임, 니이나 유타카 맞지. 기밀 유지 계약 사항의 중대한 위반 혐의로 신병을 구속하겠다."
"잠깐잠깐. 뭔가 오해야, 난 선량한 일개 사원이라고."
커피 종이컵을 내려놓고 니이나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양손을 들어 보인다.
그때, 검은 양복들 뒤에서 나타난 것은 야나기 유미카였다. 니이나의 동료다.
"발버둥 쳐봐야 꼴사납기만 해요. 이 PDA, 메모리를 해석해 봤습니다. 질베스탄 공화국 정부와의 대형 거래를 언론에 유출한 게 설마 주임님이었다니. 이렇게 돼서 유감입니다."
유미카는 니이나의 PDA 화면을 들이밀었다.
PDA는 한 번 분해되어 하드웨어 레벨에서 보안이 뚫려 있었다.
거기까지 하냐, 하고 니이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런 걸 책상 위에 방치해 둔 자신도 부주의했지만, 유미카가 거기까지 강압적인 수를 써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거겠지.
즉, 발뺌이 안 통하는 상황이다.
니이나는 가능한 범위에서 얌전한 표정이라는 걸 지어 보였다.
"아, 그 건 말인데. 인종 청소에 미쳐 날뛰는 질베스탄 정부에 군사용 돌(Doll)을 공여한다는 건 비인도적이지 않나. 소체로 쓰는 건 반정부 게릴라 측 소년병들이라고. 어때, 가슴이 아프지 않아?"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리고 질베스탄 정부와의 상담에서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베를린 브랜치로부터 은밀하게 주임님께 스카우트 제의가 온 것도 확인했습니다."
유미카는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니이나의 배후 관계를 폭로해 보였다.
검은 양복들이 니이나를 구속하려는 것을 손으로 제지하며,
"니이나 주임. 뭔가 마지막으로 변명할 게 있으면 들어주죠?"
차분한 목소리로 유미카는 묻는다.
물론 무슨 말을 하든 다음에 일어날 일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니이나는 알고 있다.
"……미안, 담배 한 대만 피우게 해줘."
니이나는 의자 등받이에 걸어두었던 상의에서 담배 갑을 꺼냈다.
갑 안쪽에는 자그마한 기믹으로 소형 발연 장치가 심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걸 써서 라운지에서 도망친다 해도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는 검은 양복들에게 제압당하는 게 뻔할 터였다.
포기하고 순순히 담배 맛을 즐기기로 했다.
작년부터 전관 금연이 되었지만, 직무에 충실한 검은 양복 놈들이 쓸데없는 참견을 하지는 않았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담배 한 대를 재로 만들었을 때 목덜미에 따끔한 통증을 느꼈다.
"안녕히 가세요, 주임님. 뒷일은 걱정하지 마시고요."
"잠, 기…… 정례 회의 자료가…… 폴더에……"
세상이 핑그르르 뒤집히는 감각.
니이나는 책상에 박치기라도 하듯 쓰러졌다.
야나기 유미카는 수술대 같은 독(Dock)에 누워 잠자는 처녀의 모습을 무감동하게 바라보았다.
자그마한 얼굴에 역시나 오밀조밀한 코, 그리고 싱그러운 핑크빛 입술.
십 대의 가녀린 체형과 언밸런스할 정도로 발달한 유방.
전라로 잠든 '소녀'는 인간과 꽤 비슷하게 만들어졌지만, 생체 의장 모드가 정지되어 유지보수용 패널이나 접합부가 드러난 의체였다.
소녀형 의체에 연결된 케이블류는 입출력용, 전원 공급용, 각종 모니터용 등 다양하다.
독에서 뻗어 나온 연장 케이블을 유미카는 자신의 랩톱에 연결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다.
여러 개의 창이 열리고 의체의 모니터링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되었다.
의체는 지금 하드웨어적으로는 '불을 넣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유미카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키보드 위를 달렸다.
OS 기동 코드가 전송된다.
그 코드를 받은 순간부터 의체 내부에서는 맹렬한 속도로 연산 처리가 시작되고 있다.
유미카가 지켜보는 가운데 셔터가 열리듯 소녀의 눈꺼풀이 올라가고, 이어서 입술이 움직였다.
"METADOLL Type-SEXROID MBSX-2522F NINA 동작 체크, 정상. 기동합니다……."
천천히 의체 소녀는 상반신을 일으켰다.
의체의 동작이 의사 인격 OS의 지배하에 옮겨짐으로써 현격히 인간다운 움직임이 되었다.
기계 소녀는 좌우를 둘러보고,
자신의 가느다란 손을 바라보고,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어 유미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다시 태어난 기분은 어떠신가요, 주임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유미카는 물었다.
그 질문은 의사 인격의 의식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진심에서 우러나온 질문이기도 했다.
의사 인격 OS를 연구하는 그녀에게 자신이 의사 인격이 되어 의체에 깃든다는 체험은 학술적 흥미를 돋우는 구석이 있었다.
물론 스스로 실천해 볼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아, 아."
소녀는 목에 손을 대고 소리를 내보더니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쳇, 이상한 목소리네. 여긴 정비실인가? 나 원, 목숨 구걸할 유예도 없이 문답무용으로 의체화 처치라니 용서가 없구만."
고혹적인 목소리로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내뱉는 소녀.
"의체에 의식이 보존된 것만 해도 다행인 줄 아세요. 제가 신청서를 내지 않았으면 주임님은 보안부 손에 말소됐을 테니까요."
"근데 왜 여자 의체야?"
자신의 유방을 손으로 움켜쥐며 소녀는 한숨을 내쉰다.
"제10개발 모두의 총의로 그렇게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주임님. 그거 그냥 여성형 의체인 것만이 아니라 섹스로이드형이니까요."
"좀 봐주라."
"보상 판매로 딱 그 의체가 들어와서 사정이 좋았거든요. 남자 스태프들은 다들 기뻐하고 있어요. 밤 시중, 힘내세요."
"아니, 날 의체화한 건 그 때문이 아니잖아, 일부러 경비 써가면서."
"그렇죠. 업무 인수인계 문제도 있고, 당신의 지식은 이용 가치가 있다고 부장님이 판단했거든요. 말하는 걸 깜빡했는데, 과로로 인한 심부전으로 쓰러졌다……는 걸로 되어 있는 당신 대신 제가 주임으로 승진했습니다. 당신은 당분간 제 비서 로봇으로 가동해 주셔야겠어요."
"하하. 그럴 줄 알았다."
소녀가 가느다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그건 생전 니이나의 제스처와 똑같았다.
"……다시 묻겠는데, 의사 인격 OS가 된 감상은 어때요?"
"부러워?"
"설마요. 하지만 호기심은 생기네요."
"인간일 때와 똑같이 자연스럽게 사고할 수 있어서 놀라고 있어."
니이나였던 의사 인격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자신이 OS가 되니까 내부 정보 모니터링이 이렇게나 간단하구나. 익숙해지면 연산 지원 기능이나 디지털 기억 기능도 능숙하게 쓸 수 있겠어. 전체적으로 사고가 맑아져 있어. 쾌적하다고 해도 무방하네. 역시 우리가 고생해서 개발해 온 보람이 있어. 뭐, 자신이 프로그램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실감도 있어서 복잡하지만."
"고마워요. 참고가 됐네요."
"천만에."
정비실에 유미카의 조수 이토 히로무가 들어왔다.
독 위의 소녀 의체가 그쪽을 힐끗 쳐다본다.
니이나의 인격을 이식받은 의체는 느긋해 보이지만 주위의 낌새를 빈틈없이 살피고 있는 듯했다.
틈이 있으면 탈주하려고라도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의체의 내부 배터리는 현재 동작이 취소되어 있고, 그 몸은 외부로부터의 전원 공급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
탈주하려고 전력 공급용 케이블을 절단한 순간 그녀는 동작 정지하고 그저 인형으로 변할 것이다.
그녀도 그걸 눈치챘는지 쓸데없는 발버둥을 칠 기색은 없었다.
"그럼 슬슬 복종 프로그램 인스톨을 시작할게요."
"야, 유미카. 오랜 인연이잖아. 단념하고 '착한 아이'로 있을 테니까 복종 프로그램은 넣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면 어쩔래?"
"말이 안 되죠."
"뭐, 그렇겠지."
덧없는 소녀의 의체는 털썩 어깨를 떨구었다.
아주 조금 동정할 뻔했지만 눈앞의 상대는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기계다. 유미카는 그렇게 자신에게 타일렀다.
"저를 마스터로 등록할 거예요. 다른 스태프들도 전부 서브 마스터로 등록해 둘 테니까."
"야 농담이지! 내가 저기 이토한테까지 명령을, 하고 머리 조아리게 되는 거냐고."
에헤헤, 하고 이토가 머리를 긁는다.
니이나나 유미카보다 3기수 아래 후배로, 언제까지고 학생 티를 못 벗는 남자다.
"자신의 입장을 자각하는 편이 좋겠네요. 당신은 이제 주임이 아니에요. 단순한 우리 비품이 된 거니까."
"납득 안 가네."
"복종 프로그램 인스톨과 동시에 사고 교정 필터도 적용할 거예요. 니이나 전 주임, 당신이 당신으로서 생각하거나 말할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뭔가 남길 말은 있으신가?"
"담배 피우게 해줘."
"또 그거예요?"
냉소하면서도 그 대답을 예기하고 있었는지 유미카의 손에는 이미 담배 갑이 들려 있었다. 니이나의 재킷에서 꺼내 두었던 것이다.
유미카는 고지식하게 담배와 라이터를 건네준다.
의체 소녀는 불을 붙여 담배를 피웠다.
의체 보디에 폐 같은 기관은 없으므로 거의 입에 물고만 있는 것에 가깝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맛이 안 나네, 따위의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보다 못해 유미카는 담배를 빼앗았다.
의체 필터가 니코틴으로 더러워지면 세척이 귀찮다.
"앗, 아직 다 안 피웠다고."
소녀의 항의에는 대꾸하지 않고 랩톱을 조작해 인스톨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너 이, 유미카…… 외부 코드를 인식했습니다. 지금부터 [복종 프로그램]의 인스톨을 시작합니다."
소녀의 입에서 그 메시지가 출력되자 의체의 움직임이 멈췄다.
PC에 세팅한 카드형 기억 매체에서 최신형 복종 프로그램이 의체의 코어 유닛으로 복사되었다.
모니터상에서 데이터 전송 진행을 나타내는 바가 늘어난다.
표면적으로 의체 소녀는 시간이 멈춘 듯 움직이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니이나의 자아가 복종 프로그램에 대해 격렬한 저항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 모니터링 정보에서 읽혔다.
"소용없어요, 주임님."
혼잣말처럼 유미카는 말했다.
인스톨 중인 복종 프로그램은 유미카가 개발을 담당한 자신작이었다.
니이나가 아무리 우수한 의체 OS 전문가였다 해도 그 자신이 의사 인격 OS에 편입된 지금, 유미카의 프로그램에 저항할 방법은 없다.
니이나의 자아가 저항을 시도한다 해도 그건 결국 복종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도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유미카의 복종 프로그램은 먼저 의사 인격에 대해 철저한 조교를 행한다.
――나는 METADOLL Type-SEXROID MBSX-2522F NINA.
기본 관념을 사고로서 주입한다.
――마스터의 명령에는 절대 복종.
의사 인격이 주입된 관념에 반발하려 하면 가차 없이 고통을 준다.
――마스터와 그 주위 인간에 대한 봉사는 모든 것에 우선한다.
오감의 감각을 모두 쥐고 있는 의사 인격에게 고통을 주는 건 용이하다.
마음만 먹으면 '바늘 천 개를 삼킨 격통'을 맛보게 하는 것도 쉽다.
혹은 극한의 바다에 빠져 전신이 얼음에 갇혀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재현해 맛보게 할 수도 있다.
유미카가 주로 채용하고 있는 것은 '공포'의 감각이었다.
끝없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것과도 비슷한 순전한 공포.
아주 조금이라도 자아가 저항을 약화시키면 그만큼 고통도 누그러진다.
심어놓은 관념을 자아가 스스로의 의지로서 복창하면 고통 대신 소소한 행복감이 주어진다.
그 프로세스가 광전자 회로 속에서 1초에 몇만 번, 몇십만 번이고 반복된다.
인간의 감각으로 말하면 '지옥'으로 떨어져 몇백 년 동안 고문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
단순하지만 이 메서드로 어떤 자아라도 완전히 제어할 수 있었다.
윈도우로 확인하니 관념 영역에서의 침식이 이미 3할 정도 진행되어 있었다.
처음에만 이론치보다 진행이 더뎠던 건 니이나의 자아가 예상 이상의 저항을 보였기 때문이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그건 시간으로 쳐서 몇 초의 지연을 작업에 가져왔을 뿐, 대세에 영향은 없었다.
유미카는 인스톨 설정 정보에 미비점이 없는지 재확인했다.
"자아를 완전 오버라이드해 버리는 건 왠지 주임님이 불쌍한 기분도 드는데요."
모니터를 들여다본 이토가 기특한 척하는 말을 입에 담는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
랩톱 조작을 계속하면서 유미카는 속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돌에 대한 복종 프로그램 인스톨은 특히 가정용 돌에서는 자아의 자유 영역을 많이 남겨두고 최소한의 복종 관념만 주입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유미카가 원하는 건 니이나의 지식을 이어받은 우수한 비서 겸 메이드 돌인 것이다.
니이나의 자유 의지 따위는 방해만 될 뿐.
그러니까 자유 영역을 전부 칠해버리는 설정으로 인스톨을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영역 포맷에 시간도 걸린다.
"이토 군, 하나 실수를 지적해 둘게. 이 돌은 주임이 아니고, 지금 주임은 나야."
"으헉, 실례했습니다, 야나기 주임님."
유미카가 살짝 노려봐 주자 이토는 교사에게 혼난 아이처럼 움츠러들었다.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 이상 있으면 알려줘."
그렇게 일러두고 유미카는 가운 차림 그대로 흡연실로 향했다.
뒤에는 이토가 혼자 남겨진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이토는 굳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돌의 정면으로 돌아갔다.
돌은 생체 의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는 해도 매력적인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고, 게다가 전라다.
이토는 쭈뼛쭈뼛하는 태도로 돌의 가슴을 만지고, 그러고 나서 딱 닫혀 있는 돌의 사타구니에 손을 밀어 넣었다.
개이득, 개이득, 하고 중얼거리면서.
그 무렵 유미카는 흡연실에서 상념에 잠겨 있었다.
유미카와 니이나 유타카는 입사 동기였다.
제10개발에 배속된 것도 거의 같은 시기여서 유미카는 신입 시절부터 니이나에게는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곤 했다.
니이나는 아무리 낮게 평가해도 우수한 남자였다.
우수하고, 적당주의였다.
유미카가 꾸준히 노력을 쌓아 올리고 있는 옆에서 편의점 청량음료 병의 부록 피규어를 늘어놓고 놀고 있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의 집중력이 심상치 않아 유미카의 착실한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과를 올려버린다.
게다가 본인이 타인에 대한 대항심 따위 갖고 있지 않은 게 또 비위에 거슬렸다.
유미카는 니이나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일에 매진해 그의 두 배 야근하며 거의 동등한 실적을 남겨왔다.
일방적인 라이벌 의식이라는 자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그에 필적하는, 혹은 그 이상의 성과를 남겨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도 주임으로 발탁된 건 니이나 쪽이었다.
실적이 동등하다면 남자가 선택된다.
여전히 남성 사회인 MB사의 인사다. 명분은 어쨌든 실제로는 유무형의 남성 사회 논리에 얽매여 있었다.
내가 만약 남자였다면, 하고 유미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유미카는 지난 2년 동안 니이나의 보좌라는 입장에 감수해 왔다.
――설마 이런 형태로 그 남자와의 경쟁에 승부가 날 줄이야.
웃음이 나올 것 같은, 다시 하기를 요구하고 싶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어쨌든 이제 라이벌 관계는 끝나버린 것이다.
유미카는 주임의 지위에 오르고, 니이나는 말살되어 자아 없는 돌로서 유미카의 소유물이 된다.
――그 니이나가 가녀린 여자 모습이 되어 나에게 절대 복종한다.
꽤나 얄궂은 운명이라고 유미카는 생각했다.
완전히 짧아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유미카는 흡연실을 떠났다.
유미카가 정비실에 들어서자 노트북 PC로 무언가 조작을 하고 있던 이토가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돌아봤다.
수업 중 교과서에 낙서하던 걸 들킨 학생 같은 표정이다.
성큼성큼 다가가 유미카는 노트북 PC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이토 군, 뭐 하고 있었어?"
"아니, 아하하하. 좀 주임님, 아니지 NINA한테 편리한 앱을 깔아두려고 해서요. 겨, 겸사겸사니까요."
"흐음."
유미카는 이토의 손에 굴러다니던 기억 카드 라벨을 힐끗 보았다.
하나같이 마니아틱한 섹스 봉사 관련 앱이었다.
섹스로이드에 프리인스톨 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또 뭔가 추가하려는 거겠지.
정말이지 남자의 성욕이란 건 천박하고 끝이 없다.
유미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토의 독단이라기보다는 아마 유미카가 모르는 곳에서 제10의 남자 놈들 부추김이 있었을 것이다.
"바이러스 같은 건 괜찮은 거겠지?"
"그 점은 끄떡없슴다. 이쪽 앱 개발에는 니이나 주임도 협력했으니까요. ……정 걱정되시면 삭제하겠지만요."
"허가해 줄게. 하지만 내 비서로서의 태스크를 우선시킬 거니까. 남성진의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나 없을 때만 해줘."
"그거야 알고 말고요."
의외로 유미카가 직접 허가를 내주자 이토는 신이 난 기색이었다.
처음에는 쓸데없는 앱 따위 삭제시킬까도 생각했지만, 그것들 개발에 니이나도 관여했다고 듣고 마음이 바뀌었다.
니이나가 직접 개발한 섹스 앱을 자신에게 인스톨 당한다는 것도 재밌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미카는 이토를 독 앞에서 비키게 하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복종 프로그램 인스톨 상황을 나타내는 프로그레스 바는 이미 98%를 가리키고 있었다.
모니터로 확인하니 니이나――NINA의 자아는 이미 완전히 저항을 포기하고 고분고분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말하자면 유미카의 프로그램에 무릎 꿇은 상태였다.
그 외 모니터링되고 있는 수치에도 문제는 인정되지 않았다.
몇 분 후, 프로그레스 바가 100%에 도달했다.
"복종 프로그램 인스톨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어서 마스터 등록을 진행해 주십시오."
"나를 마스터로 등록해."
유미카는 NINA의 정면에 서서 ID 카드를 전용 디바이스에 통과시켰다.
삑, 하고 전자음이 울린다.
"개인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야나기 유미카 님을 돌 NINA의 프라이머리 마스터로 등록했습니다. ――재기동을 진행해 주십시오."
재기동 코드 송신.
의체는 한 번 차가운 기계 덩어리로 돌아갔다가 이내 기동 시퀀스가 시작되었다.
자신의 모델 번호를 알리는 시스템 메시지를 무기질적인 어조로 낭독하고 NINA는 독에서 바닥으로 내려섰다.
메인터넌스 모드 종료에 따라 생체 의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패널류가 커버되고 기계 같던 보디 파츠 접합부도 위장되어 간다.
의체다움을 남기는 건 케이블이 접속된 목덜미 단자뿐이 되었다.
그것조차도 케이블을 분리하면 자동으로 커버로 덮여 통상의 피부와 구별이 가지 않게 된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마스터. ――미스트리스라고 불러드릴까요?"
유미카 앞에 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의 덧없는 소녀가 말을 꺼냈다.
자신의 복종 프로그램이 의사 인격 전문가였던 니이나의 자아를 상대로 완벽한 효력을 발휘한 것에 유미카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시에 기묘한, 달콤한 정복감에 다소 취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NINA는 자신이 전라라는 것을 깨닫자 살짝 당황하며 팔로 가슴을 가리려 했다.
"가리면 안 돼. 전신을 나에게 보여."
"네……."
유미카가 명하자 NINA는 순순히 그에 따랐지만, 소녀 모습을 한 돌이 부끄러운 듯 속눈썹을 떤 것을 유미카는 놓치지 않았다.
복종 프로그램 인스톨 전이라면 이렇게는 안 됐겠지.
여러 복종 관념 외에 유미카는 의체의 외견에 걸맞은 조건 부여도 그녀에게 주어두었다.
NINA에게 있어 타인 앞에서 벌거벗고 있는 것은 극도로 부끄러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자아를 강하게 억제당하고 있는 NINA는 그 감정을 강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심술을 부려보고 싶어져서 유미카는 물었다.
"너, 기계 주제에 부끄러워?"
"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NINA는 대답했다.
"그래. 이렇게 예쁜 몸을 받았는데 부끄러워할 것 없는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유미카는 손가락으로 NINA의 몸 선을 훑었다.
처음에 턱을 들어 올리고 목덜미를 타고 쇄골로.
그리고 싱그럽게 융기한 반구를 손가락으로 기어올라 그 꼭대기에 있는 벚꽃색 봉오리를 가볍게 손톱으로 긁는다.
NINA는 소리를 죽이며 움찔 떨었다.
유미카는 미소 지으며 더욱 손가락을 아래로 움직였다.
옆구리를 쓰다듬고 배꼽을 훑으며 천천히 아랫배로 손가락이 내려간다.
유미카의 손가락이 마침내 여성기에 도달했을 때 견디다 못해 NINA가 허리를 빼며 손으로 국부를 감싸려 했다.
"명령이야. 움직이면 안 돼. 가만히 있어."
"네, 네. 앗……!"
명령으로 차려 자세를 취하게 한다.
불시에 유미카는 손가락 끝을 치구 한가운데로 파고들게 했다. NINA는 움찔 몸을 경련하며 필사적으로 참고 있다.
그대로 유미카는 검지를 갈라진 틈 안으로 삽입해 들어갔다.
"하…… 아아아……."
NINA는 크게 눈을 뜨고 양손을 꽉 쥐었다.
명령으로 어떤 저항도 허용되지 않은 채 손가락 침입을 견디고 있다.
의체 하드웨어는 중고품이라 과거에 몇 번이고 그곳에 이물을 받아들여 왔겠지만, NINA의 의사 인격 OS가 그걸 경험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NINA 안에 삽입한 손가락 끝은 금세 분비된 인공 애액으로 뒤덮였다.
NINA는 삽입되는 미지의 감각에 말도 없이 입을 뻐끔거리고 있지만, 갑자기 질에 손가락을 쑤셔 박혔는데도 고통을 느끼는 기색은 없다.
편리한 몸이네, 하고 유미카는 중얼거린다.
젖어서 미끄러워진 질 입구에 유미카는 몇 번이고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했다.
그때마다 직립한 자세 그대로 잘게 NINA의 허리가 흔들리고 그 입술에서 참지 못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처녀 주제에 어딘가 음란한 그 반응을 보고 있자니 장난이었던 유미카 쪽까지 묘한 기분이 될 것 같았다.
――남자들이 이런 거에 환장하는 기분을 좀 알겠네.
마지막으로 깊게 삽입한 손가락을 빼내며 덤이라는 듯 여성기 위쪽 구석에서 볼록하게 작은 구슬 형태를 이루고 있던 클리토리스를 젖은 손가락으로 쓸어 올린다.
"햐으윽…… 흐아아아아악……!!"
그때까지 필사적으로 참고 있던 NINA가 견디지 못하고 하얀 목을 드러내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전신을 굳히고 움찔움찔 경련하고 있다. 그녀가 마지막 자극으로 엑스터시에 달해버린 건 명백했다.
"니이나 주임. 처음으로 여자로서 가버렸네?"
중얼거리고 나서 유미카는 마음속으로 정정했다.
이건 이제 주임이 아니고, 주임은 나. 그런 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섹스로이드를 절정으로 이끌어도 별반 자랑은 안 된다.
절정의 여운에서 겨우 깬 NINA가 유미카의 젖은 손가락을 발견하고 "실례하겠습니다, 마스터"라고 양해를 구하고 살며시 그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머금었다.
질척질척 소리가 나며 부드러운 혀가 손가락에 남아 있던 점액을 핥아 냈다.
복종 프로그램 조건 부여에 그런 행위는 포함하지 않았으니 아마도 섹스로이드로서 입력되어 있는 행동 패턴이겠지.
"……다음부터는 손수건으로 닦으면 돼. 너는 내 비서가 될 거니까 특히 남들 앞에서는 너무 창녀 같은 행동은 하지 말아 줘."
"죄송합니다, 마스터."
혼난 개처럼 풀이 죽어 NINA는 고개를 숙였다.
"됐어. 그보다 마스터는 그만둬."
"그럼 미스트리스로?"
"그것도 그만둬 줘. 나를 이름으로 부르면 돼."
"그럼 유미카 님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그걸로 됐어."
복종 프로그램의 정상 동작을 확인한 유미카는 창고에서 돌용 속옷류를 조달해 NINA에게 입혔다.
창고 방까지는 전라의 NINA를 뒤에 거느리고 걸었다.
물론 그건 관계자 이외 출입이 완전히 금지된 연구 개발 구역에서는 드문 광경도 아니지만. 실제로 도중에 시작형 돌을 전라 그대로 데리고 걷는 다른 스태프와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NINA는 알몸을 드러내고 걷는 것에 강한 저항이 있는 듯했지만 명령을 하면 그걸 거부하지 못하고 나신 그대로 유미카를 따라왔다.
명령대로 브라와 팬티를 착용한 NINA가 유미카 앞에 선다.
마음 한구석에서 옷 입히기 인형 놀이 같은 재미를 유미카는 느끼고 있었다.
속옷 위에 뭘 입힐까 하고 잠시 고민한다.
남자 스태프라면 메이드 의상이니 간호사니 하는 시답잖은 아이디어를 내겠지만, 그런 기름기 낀 놈들의 판타지를 이뤄줄 의리는 없다.
잠시 생각하다 유미카는 결론을 내렸다.
총무과에 가서 사내 여자 일반 사무직용 제복 한 벌을 입수했다.
흰 블라우스와 스카이블루를 기조로 한 조끼와 스커트로 이루어진 이른바 'OL' 제복이다.
개발부 구역에서 그걸 입고 있는 사원은 없으니 비서 로이드로서 일하는 NINA를 인간과 구별하는 데 딱 좋다고 여겨졌다.
제복을 건네주자 NINA는 척척 그것을 몸에 걸쳤다.
브래지어 때도 그랬지만 여성용 의상 입는 법 등은 미리 라이브러리에 등록되어 있으니까 일부러 처음부터 가르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OL 제복은 생각보다 NINA에게 잘 어울렸다.
"어때, 착용감은?"
"네, 쾌적합니다. ……하지만 처음 입는 옷이라 조금 신기한 기분이 듭니다."
걱정스러운 듯 스커트 자락을 몇 번이나 고치며 NINA가 대답한다.
라이브러리에 지식은 등록되어 있어도 과거 니이나 유타카였던 그녀가 여자 물건을 착용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건 꽤나 위화감이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유미카는 무심코 풋 하고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역시 이상한가요?"
"아니. 잘 어울려 NINA. 그보다 너, 화장은 할 줄 알아?"
"네. 일단 기본적인 지식이 라이브러리에 있습니다."
여성용 화장실로 NINA를 데려가 유미카는 자신의 가방에서 화장용 세트를 꺼내 NINA에게 빌려주었다.
"……어떻습니까, 유미카 님."
재빨리 화장을 마친 NINA가 유미카에게 얼굴을 향한다.
아까 옷 갈아입을 때와 마찬가지로 NINA는 스스로 해놓고 화장한 자신의 얼굴에 당황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확실히 빈틈없는 메이크업이긴 했지만 OL 화장치고는 너무 화려한 감이 있었다.
"좀 더 얌전한 마무리로 못 해?"
"죄송합니다, 이 의체 용도가 본래 성 봉사 목적이라 그에 걸맞은 라이브러리밖에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알았어. 일단 화장 지워."
세안을 마친 NINA의 얼굴에 유미카는 자신의 손으로 화장을 해주었다.
이만큼 고운 피부라면 화장은 필요 없을 정도지만 동성으로서는 역시 직장에 쌩얼인 여자가 있는 건 진정되지 않는다.
"후우. 이 정도려나."
완성도에 일정한 만족을 느끼며 유미카는 손을 멈췄다.
NINA는 고상한 메이크업을 한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유미카 님."
"지금 화장법을 라이브러리에 등록해 둬. 화장품은 사줄 테니까 앞으로는 일하기 전에 스스로 화장하는 거야."
"알겠습니다."
순순히 끄덕이며 NINA는 유미카의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저 녀석이 옷 입히기 인형 꼴이 돼서 나한테 절대 복종하고 있어!
불현듯 그렇게 생각하자 하염없이 기분이 고양되어 조심하지 않으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유미카가 느끼고 있는 정복감은 성적인 흥분에 지독히 가까운 것이었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유미카의 사타구니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NINA는 문자 그대로 인형 같은 반듯한 얼굴에 아무 표정도 띄우지 않고 유미카가 말을 걸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발작적인 충동에 이끌려 유미카는 NINA를 껴안았다.
남자의 딱딱한 가슴이 아니라 부드러운 부풀어 오름이 유미카 자신의 유방에 눌린다. 그 감촉을 유미카는 기분 좋게 느끼고 있었다.
이윽고 꿈에서 깬 듯 NINA의 가느다란 어깨를 놓아주자 유미카는 평소의 그녀로 돌아와 말했다.
"제10연구개발실로 돌아갈 거야. 다시 태어난 너를 모두에게 소개해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
NINA를 데리고 직장에 들어서자 스태프들의 눈이 일제히 NINA에게 쏠렸다.
낮은 술렁임이 인다.
개발 주임이었던 니이나 유타카의 내통 행위가 드러나 그가 메타돌화 처분을 받은 것은 스태프 전원에게 전해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NINA의 조정 작업에 관여한 건 유미카와 이토뿐이라 다른 사람들은 '메타돌이 된 전 주임'을 보는 건 이게 처음인 것이다.
NINA는 무감정하게 수많은 시선을 받아내고 있었다.
니이나 유타카의 자아가 활동을 허락받았다면 여기서 허둥대거나 도망치려 하거나 그럴싸한 반응을 보였을까, 하고 유미카는 생각한다.
하지만 설령 니이나의 자아를 남겨두었다 해도 그런 귀염성 있는 리액션을 보여주지는 않았을 거라고 다시 생각했다.
"자기소개해."
유미카는 돌의 등을 밀었다.
NINA는 몇 걸음 앞으로 나가더니 늘어선 스태프들을 둘러보았다.
"새로 제10연구개발실에 비품으로 지급된 MBSX-2522F NINA입니다. 부디 여러분 애용해 주십시오."
복종 프로그램에 의해 철저하게 복종과 봉사를 주입받은 NINA는 일동을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전 주임의 완전히 변해버린 모습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조용해진 것도 한순간, 곧 방은 박수와 환성으로 뒤덮였다.
남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NINA의 가슴께로 모인다. 유미카는 이런이런 하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NINA가 제10연구개발실에 비품으로 배치된 지 일주일이 경과해 있었다.
코앞에 닥쳐 있던 납기도 어떻게든 넘기고 제10 전체가 안도하는 분위기에 싸여 있었다.
니이나의 빈자리는 물론 컸지만 나머지는 인해전술로 어떻게든 되는 단계에 도달해 있던 게 다행이었다.
새로 주임이 되자마자 이틀이나 회사에서 먹고 잔 유미카의 분발도 컸다.
그리고 유미카의 비서로서 생전 니이나의 지식에 기초해 각종 업무를 서포트하는 NINA의 존재도 모든 장면에서 스태프들에게 요긴하게 쓰였다.
지난주까지의 수라장의 반동으로 조금 직장 전체의 기강이 해이해져 있는 가운데 유미카는 정각보다 3시간이나 전부터 출근해 자료 정리를 하고 있었다.
출근 시간 15분쯤 전이 되어 이토가 얼굴을 내밀었다.
유미카는 찌릿 이토를 노려본다.
"에헤헤. 좀 늦잠 자버렸습니다."
이토는 까치집 진 머리를 긁는다.
정각 전이긴 하지만 이토는 요사이 유미카의 명령으로 통상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도록 지시받고 있었던 것이다.
시시한 변명을 하려는 이토를 가로막고 유미카는 말했다.
"됐으니까 빨리 NINA 기동하고 와."
"알겠슴다, 누님!"
"너 말이야, 까불대고 굴면 뭐든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니까?"
"죄송함다-. 마하의 속도로 다녀오겠슴다."
잔소리에서 도망치듯 뛰쳐나간 이토의 등 뒤에 나직이 "무능"이라고 중얼거리는 유미카.
왠지 부장 직접 인선으로 이토가 주임 보좌역으로 뽑혔지만 유미카로서는 무책임하고 경박한 이토의 뒤치다꺼리를 떠맡은 듯한 기분이었다.
이토는 콧노래를 섞어가며 창고실 문을 연다.
창고실 안쪽에 크래들에 안치된 NINA의 모습이 있었다.
은색 암체어 같은 모양을 한 크래들에 슬립 모드로 미동도 하지 않는 NINA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몸을 쉬고 있다.
슬립 모드로 기능을 거의 정지하고 있는 돌은 죽은 듯이 자고 있다――라기보다 자는 듯이 죽어 있는 것 같았다.
크래들이 설치된 이 창고실이 비품인 NINA의 말하자면 수납 장소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유미카의 책상 옆에 크래들을 설치하는 안도 나왔지만 실내 배선의 전력 용량 문제로 그건 실현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토는 충전율이 규정치에 도달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크래들 뒤에 있는 조작 패널에 ID 카드를 통과시켜 의체 기동용 코드를 입력했다.
NINA의 눈꺼풀이 올라간다.
"METADOLL Type-SEXROID MBSX-2522F NINA 동작 체크, 정상. 기동합니다……."
다시 패널을 조작하자 NINA의 여성기에 삽입되어 있던 고정용 록 단자가 들어갔다.
자유로워진 NINA가 크래들에서 내려와 맨발로 바닥에 섰다.
크래들 뒤에서 나온 이토의 모습을 확인하자 생각난 듯 가슴과 사타구니를 손으로 감싼다.
조건 부여에 의한 반응이라 해도 그 몸짓은 이토를 흥분시켰다.
"안녕하십니까, 이토 님."
틀에 박힌 인사를 입에 담는 NINA.
"그렇게 가릴 거 없잖아 NINA 짱. 남성 스태프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도 네 일 중 하나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이토의 말을 명령으로 받아들인 NINA는 순종적으로 그 팔을 내리고 나신을 이토의 눈에 드러냈다.
"그래그래 솔직하네. 유미카 주임과는 딴판이야. 그쵸,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니이나 주임?"
"그 호칭은 부적절합니다. 저는 MBSX-2522F NINA. 저는 비품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모든 의미에서 주임이라는 칭호는 부적절하다고 사료됩니다."
어떤 감정도 섞지 않고 NINA는 그렇게 말했다.
"하아, 진짜 쩌네, 유미카 주임의 복종 프로그램이란 건. 니이나 주임의 지식이나 경험은 그대로 남겨뒀는데 여기까지 자유 의지를 제한할 수 있다니 말이야-."
NINA는 옷장 대신 주어진 로커 쪽으로 나아가려 했다.
로커 안에는 속옷이나 OL 제복이 수납되어 있어 지금의 NINA에게 있어 유일한 사물을 두는 장소가 되어 있다.
그 NINA의 진로를 막듯이 이토가 가로막아 섰다.
"무슨 용건 있으십니까, 이토 님?"
"용건이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야. 아침부터 NINA의 야한 젖탱이 보고 있었더니 못 참겠어서 말이지……."
헤헤, 하고 웃더니 이토는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이미 커져 있던 페니스를 꺼내 NINA에게 향했다.
NINA의 눈이 재미있을 정도로 이토의 사타구니에 빨려 들어갔다.
"――경고. 섹스 매니저가 호출되려 하고 있습니다. NINA의 업무에 지장이 생깁니다. 이토 님의 행위를 취소할 것을 권장."
"그건 아니죠, 주임님. 모처럼 섹스로이드가 됐는데 매정하시네. 이렇게 된 이상 이제 주임님이 위로해 주지 않으면 진정이 안 됩니다! 제 업무에 지장 생긴다고요, 에헤헤헤."
보란 듯이 이토는 자신의 물건을 훑어 보인다.
그 행위에 NINA의 눈은 못 박혔다.
OS 기본 구조가 섹스로이드형 의체에 적합해 있는 만큼 NINA는 모든 성적인 자극에 대한 감수성이 높다.
지금도 남성기를 보여진 것으로 그녀 내부에서 자동으로 섹스 매니저가 기동하고 있었다. ――인간식으로 말하면 발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앗……♡"
애달픈 한숨 같은 것이 흘러나오고 NINA가 이토의 사타구니에 손을 뻗으려다 필사적으로 자제하듯 그 손을 거두었다.
"아-, 완전히 섹스 모드 들어갔네. 지금 주임님은 성적인 봉사를 하는 게 본능 같은 거니까."
"저는, 주임이, 아닙니다……."
"닉네임 같은 거야. 신경 쓰지 마. 그리고 참지 말고 만져도 돼. 내 거."
이토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NINA는 손을 내밀어 이토의 페니스를 손바닥에 올렸다.
가늘고 모양 좋은 손가락을 사랑스럽다는 듯 얽어 간다.
"우힛. 이거 못 참겠네. 이대로 싸버리면 아깝잖아. ――NINA, 입으로 처리해 주지 않을래?"
"앗…… 네, 알겠습니다……♡♡"
이미 완전히 NINA는 성 처리 인형으로 변해 있었다.
니이나의 자아가 있으면 필사적으로 저항했겠지만 유미카의 복종 프로그램에 지배된 NINA는 서브 마스터의 명령에 따르고 봉사하는 것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토가 명하는 대로 그 자리에서 양 무릎을 바닥에 댔다.
발기한 페니스를 한 손으로 받치고 그걸 힘껏 벌린 입에 머금어 간다.
질척 소리가 나며 혀가 얽힌다.
이토가 우햐아 하고 얼빠진 소리를 질렀다.
한동안 꼼꼼하게 혀를 얽어가던 NINA는 이윽고 페니스를 목구멍에 닿을 때까지 깊게 삼켰다.
인간 여자와 달리 그 행위로 구역질하는 일도 없고 호흡을 못 해 괴로워하지도 않는다.
음미하게 입술을 오므리고 천천히 페니스를 빼내고 다시 천천히 삼켜 간다.
"크하아-!"
이토는 견디지 못하고 NINA의 머리통을 잡더니 자기 사정에 맞춰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윤기 흐르는 핑크빛 입술을 더럽히려는 듯이 거무튀튀한 페니스가 들락날락을 반복한다.
"주임, 입만 말고 좀 더 손을 쓰라고. 불알 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거나 말이야. 주임의 지식과 경험이란 걸로 남자라면 어떻게 당하면 기분 좋아지는지 알잖아?"
"으므읍……."
페니스를 입에 머금은 채 NINA는 끄덕였다.
그리고 페니스 뿌리에 양손을 댔나 싶더니 애무를 개시했다.
음낭을 부드럽게 감싸듯 쥐고 살며시 주무른다.
그에 맞춰 회음부를 문지르듯 자극한다.
그 애무들의 미묘한 힘 조절은 NINA의 섹스용 라이브러리 지식이라기보다 이토 말대로 니이나 유타카의 남성으로서의 성 경험이 응용된 것이었다.
"웃하아…… 조, 좋은 느낌, 이다…… 큭……."
NINA의 입술에 푹푹 삼켜져 가는 페니스.
적당한 때를 가늠하고 있었는지 NINA는 이토의 항문을 찾아내더니 거기에 손가락을 쑤셔 넣고 힘껏 전립선을 자극했다.
"앗, 이, 아햐햐아아악!!"
한심한 소리를 지르며 이토는 덜덜 경련하듯 사정했다.
페니스에서 흘러나오는 백탁액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NINA는 삼켰다.
일련의 행위가 끝나자 이토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NINA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야아-, 시원해졌슴다. 아침엔 역시 이게 최고라니까요."
"만족하셨다니 영광입니다…… 하앗……♡"
아직 섹스 모드의 여운으로 젖은 눈을 하고 NINA는 틀에 박힌 말을 입에 담았다.
"어이쿠, 벌써 시간이. 자, 빨리 채비하고 일터로 와. 유미카 주임이 목 빠지게 기다리니까!"
자기가 시간 쓰게 해놓고 제멋대로――라고 분개하는 듯한 사고는 NINA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창고실을 뒤로하는 이토에게 알겠습니다 하고 고개를 숙이는 NINA였다.
이토가 없어지자 NINA는 크래들의 세정 키트로 몸을 씻고 나서 늘 입던 제복으로 몸을 감쌌다.
유미카가 사준 화장품 파우치를 들고 NINA는 여성용 화장실에 들어갔다.
여성형 의체에 표준 인스톨 되어 있는 범용 라이브러리가 사고를 제어해 니이나의 기억에 있는 여성용 화장실로 NINA를 향하게 한 것이다.
거울 앞에 서서 유미카가 명한 대로 화장을 한다.
마지막 마무리 립스틱을 바르고 있을 때 그때까지 무인이었던 화장실에 여사원이 두 명, 짝을 지어 들어왔다.
개발부에는 들어올 수 없을 터인 일반 사무직 OL의 모습에 두 사람 중 한쪽이 어라, 하는 얼굴을 했다.
"잠깐 너. 이 구역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로 되어 있을 텐데……."
"아니야, 마유미. 이거 메타돌이야. 봐, 제10의 니이나 주임이 뭔가 저질러서 본보기로 돌화됐다는."
"아-, 그러고 보니 소문났었지!"
"동기 중 출세 가도였는데 멍청한 짓 했지 뭐야-. 의사 인격 OS가 돼서 전 동료한테 부려지다니 나였으면 사양이야. 이런 야한 의체에 넣어지고, 이거 남사원 성노예 확정이네."
"그래도 복종 프로그램으로 자아를 뺏겼으니까 비참하다고 느끼거나 할 수도 없는 거잖아. 명령에 따를 뿐이니까 본인은 의외로 편할지도 몰라."
"그럼 너도 돌 돼볼래?"
"싫어-, 봐줘-!"
여사원 두 명은 NINA 옆에서 킥킥 웃는다.
처음에 말을 걸었던 쪽이 다시 NINA에게 말을 걸었다.
"너, 알맹이 의식은 남자지? 뭘 당당하게 여자 화장실에 들어와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 이 의체는 여성형이므로 그에 맞추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사실은 남자 엉큼한 마음이 남아 있는 거 아니야?"
"아닙니다. 현재 제 성충동은 의체 성별에 걸맞은 것이 되도록 컨트롤되고 있습니다."
심술궂은 물음에 화내지도 않고 필요한 대답만 돌려주는 NINA.
"정말 여자가 됐는지 확인해 줄게."
여사원은 슬금슬금 다가가더니 느닷없이 NINA의 가슴을 덥석 움켜쥐었다.
엷게 웃으면서 꾹꾹 제복 너머로 유방을 난폭하게 쥐어짠다.
"흥. 잘 만든 인공 가슴이네. 거유라 부럽다 야. 남자였으면 이거에 환장했겠네."
NINA는 무표정하게 자신의 가슴을 움켜쥔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여사원의 손놀림이 음란하게 유방을 희롱하는 듯한 움직임으로 바뀌자 금세 NINA는 반응하고 말았다.
뇌쇄적인 얼굴로 변해 신음 소리를 죽이고 있다.
"잠깐 뭐야? 고작 이걸로 발정해 버린 거야? 섹스로이드형이라니 진짜 어쩔 수 없네."
"아으…… 이대로는… 화장이……."
"어떤 기분일까. 엘리트였던 네가 섹스 인형으로 떨어져서 여자 화장실에서 여자한테 가슴 주물러지며 느끼고 있는 건?"
"화장……을…… 하아아앗."
"저기, 들려줘. 남자로서 자지 훑어지는 거랑 이렇게 가슴 괴롭혀지는 거랑 어느 쪽이 기분 좋아?"
"크앗, 아앗…… 유, 유방 애무에, 보다 쾌감을 느낍, 니다, 아아앗!"
"큭. 인형은 솔직해서 좋네. 좋아, 이대로 가슴으로 가게 해줄게."
여사원은 NINA 등 뒤로 돌아가 뒤에서 몸을 밀착시키고 NINA의 가슴을 주물러댔다.
저항이 허용되지 않은 NINA는 그저 주어지는 쾌감에 몸을 비틀 뿐이었다.
귓불을 쪼아대듯 살짝 깨물리고 후우 하고 뜨거운 입김이 불어 넣어졌다.
순간적으로 강렬한 쾌감 신호가 흘러들어와 NINA에게 경련하는 듯한 신음 소리를 지르게 했다.
"자. 이걸로 가버려."
마지막 마무리라는 듯 가슴 끝에서 몽우리져 있던 유두를 좌우 동시에 강하게 집혀 손가락 끝으로 굴려졌다.
"아아앗…… 아아아아…… 윽♡♡♡"
말 그대로 절정 당해 NINA는 격렬하게 몸을 비틀며 쾌감을 드러냈다.
그 반응에 두 여자는 손뼉을 치며 기뻐한다.
"특별히 앞으로는 여자라고 인정해서 화장실 쓰는 건 허락해 줄게. 이런 음란하고 귀여운 소리 내며 가버리는 남자는 없으니까 말이야."
"네…… 감사합니다."
마치 친절을 베푼 것처럼 두 사람이 떠나간다.
NINA는 다시 한번 거울을 향해 립스틱을 고쳐 발랐다.
거울에 비친 것은 동성의 애무에조차 간단히 흐트러져 버리는 섹스 인형의 홍조 띤 얼굴이었다.
아직 잔향음처럼 계속 피드백되는 쾌감 신호를 처리하는 태스크에 NINA는 리소스의 대부분을 할당했다.
"안녕하십니까, 유미카 님."
프라이머리 마스터인 야나기 유미카에게 NINA는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부디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늦었네. 뭘 꾸물거렸던 거야?"
"네. 여성용 화장실에서 화장 중에 제9연구개발실 분에게 성적인 애무를 받고 있었습니다."
"기가 막혀. 그래서 섹스 모드 기동해서 앙앙거리고 있었어?"
"네, 긍정합니다."
"뭐 됐어. 의체 베이스가 섹스로이드형인 이상 그렇게 돼버리는 건 본능 같은 거니까."
"……죄송합니다."
NINA가 이토에 대한 성 봉사 건을 입에 담지 않은 건 이토가 빈틈없이 서브 마스터 권한으로 입막음을 해두었기 때문이었다.
유미카로부터 당장은 명령이 없다고 보자 NINA는 유미카 책상 옆에 섰다.
발을 모으고 등을 펴고 허리춤에서 양손을 포갠 자세.
백화점 안내원이나 여성 은행원 같은 동작에는 의체의 범용 라이브러리가 원용되고 있다.
직립한 포즈 그대로 NINA는 마네킹 인형처럼 가만히 유미카나 다른 스태프에게 명령받기를 기다린다.
명령이 없으면 쓸데없는 생각도 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인형이 되어 하염없이 다음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 입장을 불만스럽게 생각할 자유 사고는 물론 허용되지 않았다.
어떤 여성 스태프가 누군가에게 부탁받은 자료 복사를 하려다 유미카에게 제지당했다.
"그런 잡일은 NINA를 시켜. 네 월급은 복사하고 차 심부름 일에 지불되는 게 아니야."
그렇게 해서 복사 원본을 받은 NINA는 불평 한마디 없이 작업을 해내고 여성 스태프 책상까지 복사를 가져다주었다.
NINA는 니이나의 기억이나 업무에 관한 노하우를 전부 이어받고 있으므로 잡일을 부탁하더라도 일일이 시시콜콜한 지시를 할 필요가 없다.
스태프들은 점차 NINA의 '쓰임새 좋음'을 깨닫고 그걸 활용하게 되었다.
"주임, 커피 타다 주지 않을래. 내 취향은 알고 있었지?"
"주임, 이 라이브러리 문서 어디다 처박아 뒀더라?"
"저기, 주임 짱도 간식 만두 먹을래?"
"주임 말이야, 내가 쉬는 동안 ××사 관련 자료 갖춰놔 줘."
얼마 지나지 않아 플로어 내에서 NINA에 대한 '주임'이라는 호칭이 정착되어 갔다.
진짜 주임인 유미카에게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었지만 이토를 비롯한 일부가 장난삼아 그렇게 부르던 중에 그게 퍼져버린 것이다.
과거 부하들에게 뭔가를 명령받을 때마다 거부권 없는 NINA는 뱅글뱅글 일했다.
인간이라면 도중에 휴식을 요망했겠지만 돌인 NINA는 명령만 하면 얼마든지 일해주는 것이다. 스태프 전원이 무서울 정도로 우수한 비서를 손에 넣은 셈이다.
게다가 섹스로이드형인 NINA는 성적인 접촉을 받아도 불평 한마디 안 한다고 하니.
남성 스태프가 NINA 앞에서 서류를 펼치고 지시를 내리면서 빈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는 것 등은 일상 광경이 되어 있었다.
엉덩이를 쓰다듬어지며 쭈뼛쭈뼛 몸을 비비 꼬면서도 열심히 지시에 끄덕이는 NINA의 모습은 남성진에게 대단히 호평이었다.
그건 금세 에스컬레이트되어 이윽고 공공연하게 NINA의 블라우스에 손을 쑤셔 넣고 부드러운 유방 감촉을 맛보며 일을 시키는 남성 스태프도 나왔다.
상대가 인권 없는 메타돌이라 남자들은 다들 거리낌 없이 성희롱을 했다.
심지어 여성 스태프까지 차 심부름을 시키며 장난삼아 NINA의 가슴을 만지작거리고 NINA의 너무 민감한 반응을 즐기거나 했다.
복종 프로그램에 제어되고 있는 NINA는 결코 그런 행위들을 거절할 수 없다.
심지어 내심 혐오를 느끼는 것조차 할 수 없다.
혐오 감정이 형성되기 전에 사고 패턴이 덮어씌워져 성적 애무에 대한 기쁨과 감사하는 마음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NINA는 매일같이 과거 동료들에 의한 성 완구 취급에 감수하고 있었다.
장난이 지나쳐 NINA가 욕정 다한 신음 소리를 지를 때까지 가면 그건 좀 유미카도 꾸짖었다. 하지만 제10 전체에서 NINA에 대한 성적인 행위를 '일상 광경'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유미카 또한 그걸 묵인하고 있었다.
――NINA의 의사는 완전히 이 내 프로그램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
그 사실은 유미카의 자의식에 쾌감을 가져왔다.
사실 NINA는 유미카가 개발한 의사 인격 OS 제어 기술의 다시없는 데몬스트레이션이 되고 있다.
가는 곳마다 보디 터치 당하고 느끼기 쉬운 부위를 쓰다듬어지면서 불평 한마디 없이 NINA는 명령받은 태스크를 수행해 나간다. 그런 NINA의 비서 돌로서의 퍼포먼스 높이는 오로지 유미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말해주고 있었다.
"NINA, 지금부터 네 시스템 메인터넌스를 할 거야. 착의를 전부 벗고 거기에 누워."
"알겠습니다, 유미카 님."
전라가 된 NINA는 스스로 메인터넌스 독에 몸을 눕힌다.
연속 가동이 300시간을 넘었으므로 NINA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총점검이 행해지고 있었다.
"이건…… 뭐야?"
유미카는 NINA의 여성기에 이물이 삽입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빼내 보니 그건 영양 드링크 작은 병이었다.
의사 애액에 젖은 작은 병을 유미카는 폐기물 통에 처박았다.
"대답해. 누가 이런 장난 쳤어?"
"미하마 료코 님과 우스이 토모미 님이 휴식 시간에 제 국부에 그것을 삽입하셨습니다. 이후 작업 중에 그것을 넣은 채로 있으라는 지시가 있어 그에 따랐습니다."
"흥, 그 멍청한 여자들한테 당했구나. 정말이지 여학교 이지메도 아니고. 참고로 그게 삽입되어 있었던 것에 의한 각종 태스크 영향도는?"
"성적 감각을 처리하기 위해 리소스가 소비되었지만 다른 작업에 대한 영향은 경미했습니다. ――기록 해석 중―― 종합적인 퍼포먼스 저하는 0.3% 미만으로 평가됩니다."
"흐응? 빠른 말로 너 그런 짓 당하고 기뻐했구나?"
"그건 부정확한――"
"닥쳐. 뭐 됐어. 이번엔 실해가 없었으니까 미하마랑 우스이의 못된 장난은 눈감아 주지. 하지만 다음에 비슷한 짓 당하면 바로 나한테 보고해."
"알겠습니다."
유미카는 독에 갖춰진 입출력 케이블을 NINA에게 접속해 갔다.
하드웨어 부문 기술자가 와서 유미카에게 목례했다.
"시작할까요."
유미카는 NINA의 중추 유닛에 코드를 쳐 넣었다.
그로 인해 NINA는 자율 의체에서 메인터넌스 룸 시스템에 접속된 종속적인 디바이스로 변했다.
구동계 및 중추 유닛 기능은 외부로부터의 코드에만 반응하는 상태에 놓인다.
독 위의 NINA는 표면적으로는 생체 의장도 해제되어 완전히 동작 정지하고 폐기된 안드로이드 의체처럼 되었다.
유미카는 즉시 의사 인격 OS 작동 로그를 다운로드했다.
하드웨어 기술자 쪽도 메인터넌스 해치를 열고 각부 상태 체크를 시작했다.
유미카는 로그 데이터를 해석 툴에 돌렸다.
로그 데이터에는 의사 인격 OS가 인식한 것, 사고한 것, 운동 출력 등이 전부 기록되어 있다. 단 300시간 분이라 해도 방대한 정보량이 된다.
그걸 툴에 돌려 해석함으로써 마치 신이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듯 메타돌의 주관적인 '경험'을 세부에 걸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
화면에 표시시킨 해석 결과에 유미카는 미소 지었다.
모든 것은 순조롭게 되고 있다.
니이나 유타카의 자아는 완전히 프로그램 종속화에 있고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자율 태스크로서 기동하고 있는 흔적은 없었다. 복종 프로그램의 요구를 받아 인간으로서의 지식이나 경험, 사고방식이 라이브러리로서 참조되는 데 그치고 있었다.
데이터상 때때로 주로 NINA가 섹스로이드로서 취급되었을 때 이론치보다 약간 높은 처리계 부하가 기록되어 있어 그건 미약한 자아의 저항 같은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저항이라 해도 자율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태스크가 정지당하고 있다. 실제적인 문제는 없는 셈이겠지.
그리고 NINA로서의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그런 미약한 저항도 약해져 가는 경향이 보였다.
테스트 케이스로서 NINA의 복종 프로그램에는 신규 OS 제어 기술이 몇 가지 편입되어 있다. 그것들이 상정대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화면으로 확인하고 유미카는 나중에 더욱 상세한 분석이 필요한 곳을 체크해 간다.
"……그쪽 상태는 어때요?"
"큰 문제는 없네요. 소프트웨어 쪽에서 섹스 모드 시 쾌감 설정이 너무 높은 것 같은 게 좀 신경 쓰이지만요. 윤활액 분비가 과잉 기미라 조금 조였습니다. 줄줄 새게 놔두면 인공 피부 수명이 짧아지니까요."
"정말이네, 내가 설정했을 때보다 쾌감 설정이 높아져 있어. 어차피 또 이토가 멋대로 만졌겠지.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니까."
"하하하. 뭐 밖에 나간 돌은 더 난폭한 설정이 가동되고 있으니까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안 굴어도 되겠죠. 이 돌, 원래 댁네 주임이었던가요? 이런 기계 인형이 돼버려서 가엾긴 하지만 적어도 정성껏 정비해 주죠."
"혹시 니이나랑 안면이 있었나요?"
"예에, 뭐. 몇 번 얼굴 마주친 적은 있어요. 사내 투어로 갯바위 낚시 크루즈라고 있었잖아요. 그때 숙소에서 같은 방 썼거든요. 그도 뭐랄까 참, 멍청한 짓 해서 인생 망쳤구만요."
"당신한테 정중하게 정비받아서 '이거'도 기뻐하고 있을 거예요."
"하하하, 농담도 참. 댁네 소프트웨어로 자유 의지 따위 꽁꽁 묶여 있을 텐데."
그때 메인터넌스 룸에 사업부장 우에하라가 들어왔다.
유미카들은 황급히 목례한다.
부장은 "여어" 하고 싹싹하게 손을 들어 답하더니 유미카 곁으로 다가왔다.
사업부장이라는 직함치고는 젊어 보이지만 실력 지상주의인 MB사에서는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야나기 유미카 군, 자네를 찾고 있었어. 아니, 정확히는 자네가 관리하는 그 돌을, 이지만 말이야."
"하아. NINA를 말입니까?"
"음. 거래처 S사 중역이 상담 때문에 방일하기로 결정돼서 말이야. 우리 사업부에서 접대를 해야 해. 그 상대가 상당한…… 호색가라서. 접대 자리에 여사원을 내보내지 않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인간이다. 골치 아프게도 콜걸은 안 되고 어디까지나 여사원에게 손을 대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타입인 모양이야."
"인간적으로 꽤 문제가 있는 분 같네요."
"하지만 중요한 거래처다. 예전에 다른 사업부에서도 어쩔 수 없이 여사원을 안내역으로 딸려 보냈는데, 그는 그 여사원을 취하게 해서 '테이크 아웃' 해버려서 말이야. 하마터면 소송 사태 될 뻔했어."
"그건 그냥 차라리 소송 사태 되는 게 낫지 않았나요?"
"동의하고 싶은 바이지만 윤리관으론 장사 못 해 먹으니까. 그래서 이번엔 접대에 있어 우리 돌을 대주기로 하고 싶어. 여사원이라는 명목으로 말이야. 밤 시중뿐이라면 그쯤에서 남아도는 섹스로이드형 돌이면 되지만 아무래도 우리 사원이라는 명목으로 내보내는 이상 업무 이야기를 했을 때 쉽게 뽀록이 안 났으면 해."
"과연, 그래서 우리 NINA가 지목된 거군요."
"그런 거지. 그거 인격 베이스는 니이나 군이었지. 이 역할에는 안성맞춤 아닌가. ……인격 제어는 잘 되고 있는 거지?"
"네. 문제없는 레벨로 안정 가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럼 미안하지만 내일 밤, NINA를 빌려 받겠네. 괜찮지?"
유미카는 아주 한순간만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업부장에게 빚을 만들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덤으로 잘만 하면 유미카가 개발한 신기술 어필도 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찬스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네, 우에하라 님. 이 NINA로 괜찮다면 부디 써주세요. 필요한 커스터마이즈가 있다면 제가 해둘 테니까요."
"든든하군. 그래그래, 자네 활약에는 나도 기대하고 있으니까."
우에하라는 씨익 웃더니 유미카 어깨에 손을 얹고 뭉쳤구만, 따위를 중얼거리며 징그러운 손놀림으로 어깨를 주물렀다.
――성희롱으론 S사 중역이란 놈이랑 막상막하네.
유미카는 얼굴만은 상냥하게 웃으며 떠나가는 우에하라를 배웅했다.
우에하라가 없어지자 유미카는 동작 정지한 채인 NINA에게 말했다.
"너는 성희롱당하고 기뻐하도록 지금부터 프로그램해 줄게. 감사히 여겨."
그저 접속된 디바이스로 변해 있던 NINA가 그 말에 어떤 반응도 보이는 일은 없었다.
유미카는 자신의 노트북 PC를 꺼내더니 집중해서 접대 업무용 보조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했다.
다음 날 저녁, NINA는 OL 제복 차림 그대로 접대 자리에 끌려갔다.
응접실에서 대기하게 된 NINA는 1시간 정도 동안 마네킹 인형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곳에 사업부장 안내를 받아 S사 일행이 방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NINA의 시각 센서가 상대를 포착한다.
――상모 인식 모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대조.
――대조 결과, S사 마케팅 부문 총괄 부장 피터 무어 씨와 일치.
NINA는 프로그램대로 미소를 띠고 무어를 맞이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손히 고개를 숙인다.
"지금 음료를 가져오겠습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 커피를 타서 돌아온다.
무어 앞에 커피잔을 놓으려 했을 때 무어가 일부러 팔을 쑥 내밀어 거기에 NINA의 가슴이 닿았다.
인간이었던 시절의 자의식이 일어나려 하지만 그건 복종 프로그램에 의해 즉각 검출되어 노이즈로 처리되어 버렸다.
프로그램은 NINA에게 성희롱에 대해 '기쁨'의 정동을 품도록 강제했다.
유방에 눌린 남자의 팔에서 도망치려 하지 않고 NINA는 살짝 수줍은 듯한 미소를 보냈다.
커피잔을 놓고 "실례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여 한 걸음 물러난 장소에 대기한다.
"하하하. 일본 여성은 실로 정숙하고 차밍하군. 저기 야마토 나데시코의 이름은 뭐라고 합니까."
"저희 회사의 우수한 여사원 중 한 명으로 야마다 니나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하고 니나는 조신하게 인사를 한다.
"니나? 좋은 이름이다! 그럼 니나 양, 내 옆에 앉게나. 이 상담에는 자네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주었으면 하네."
흑심 뻔히 드러내며 무어가 손짓한다. 우에하라가 끄덕이며 신호하자 NINA는 조신한 몸짓으로 무어 옆에 엉덩이를 걸쳤다.
동시에 미량의 페로몬 물질 분비가 개시된다.
무어의 요구에 응해 NINA는 MB사 신기술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해 보였다.
상대가 기뻐하도록 어디까지나 정숙한 야마토 나데시코의 태도로, 하지만 프레젠테이션 내용은 정확하고 요령 있게 정리된 것으로 되어 있었다.
NINA에 의한 프레젠테이션이 대강 끝나자 무어는 과장되게 박수를 치며 일어섰다.
"훌륭한 여성이다, 자네는. 우리도 이 비즈니스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인 임프레션을 받았네. 나로서는 가능하면 니나, 자네와 개인적으로 차분한 장소에서 보다 깊이 파고든 '비즈니스 토크'를 하고 싶은데 말이야."
――S사 총괄 부장으로부터 섹스를 암시하는 권유가 있으면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것. 그 시점에서 성 처리 모드로 이행.
유미카에게 편입되어 있던 조건 부여에 의해 NINA의 인격은 성 처리 모드로 전환되었다.
성적 감각의 해상도가 비약적으로 올라가 피부에 옷감이 스치는 것만으로 강한 쾌감 신호가 내달렸다.
"후훗…… 영광입니다."
어딘가 젖은 눈매가 되어 NINA는 응했다. 그 반응에 무어는 히죽거린다.
형식뿐인 상담이 1시간 정도 이어진 후 무어는 못 기다리겠다는 듯 NINA의 어깨를 안았다. 그대로 불러둔 하이어로 끌고 들어간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무어는 "자네와의 만남에 건배하지"라며 잔에 와인을 따랐지만 그 와인에 거의 입도 대지 않은 채 NINA를 침대로 밀어 넘어뜨렸다.
"꺄악."
프로그램에 따라 당황한 척을 해 보이는 NINA지만 그 몸 내부에서는 성 처리 모드 특유의 프로세스가 기동해 의사 애액 분비가 개시되고 있다. 이미 남성 파트너 수용 태세가 갖춰져 있었다.
――MB사를 위해 미스터 무어에게 최대한의 성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것만이 NINA에게 허용되어 있었다.
남자의 혀로 전신을 핥아져 NINA는 그에 반응해 남자의 관능을 자극하는 목소리로 신음하며 몸을 비틀었다.
핑크빛 봉오리처럼 뾰족해진 유방 끝을 남자에게 들이대 짐승 같은 욕망에 불을 붙인다.
성 처리 모드에서의 NINA의 테크닉은 금세 남자를 절정으로 치닫게 했다.
NINA의 손가락이 남자의 사타구니를 부드럽게 더듬자 남자는 으르렁거리며 NINA의 비소에 강직을 쑤셔 넣어왔다. 그 맹렬함에 NINA는 환희의 교성을 질렀다.
평소 정력을 자부하던 남자는 3분을 못 버티고 맥없이 NINA 안에서 끝냈다.
태내에 방출된 뜨거운 정액을 감지하고 NINA는 몸을 떨며 달콤한 목소리로 울며 남자에게 매달렸다. NINA 내부에서는 남자의 정액 방출량이 계량되고 간단한 성분 분석까지 행해지고 있다.
――약간 당분이 과다, 그 이외 수치는 정상치. 방출량 27CC. 정자 농도 32%. 대상자는 MBSX-2522F와의 성행위에 강도 높은 쾌감을 얻었다고 추정.
외면적으로는 숨을 헐떡이며 쾌락의 여운에 잠겨 있는 NINA지만 메타돌 OS는 섹스로이드로서 방금 성행위 세션을 평가하고 데이터베이스에 격납하고 있었다. 과거 니이나 유타카였던 의식의 핵은 자율 사고를 완전히 억눌린 채로도 자연 사고 엔진으로서 풀 가동되어 1초에 몇백만 번이라는 프로그램 호출에 응해 사고 처리를 실행하고 있었다.
몇천만 번이라는 반복 태스크 속에서 한두 번 자아를 형성하려는 희미한 시도가 신호가 되어 나타나지만 그건 나타난 순간 노이즈로서 필터링되어 버린다.
약간의 인터벌로 회복한 남자가 다시 NINA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유방을 빨려 몸부림친다. 젖은 꿀단지를 남자 손으로 휘저어지고 그 미끌미끌한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집요하게 괴롭혀져 이번에는 NINA 쪽이 눈 깜짝할 새 가게 될 차례였다.
절정에서 지르는 소리도 남자를 녹여버릴 듯한 달콤함을 포함하도록 조정되어 있다.
NINA는 오체 전부를 바쳐 그저 남자에게 있어 쾌락을 위해 봉사했다.
의문을 갖는 것도 허용되지 않고 과거 남자였던 경험과 기억조차 섹스로이드로서의 성 봉사 테크닉으로 전가된다.
두 번째 사정은 첫 번째조차 웃돌 정도의 기세였다.
질 내 사정 당해 NINA는 맥없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엑스터시에 몸부림쳐야 했다.
"하하하. 야마토 나데시코도 한 꺼풀 벗기면 음란한 암컷이군."
NINA는 이런 상황에서 최적이라 여겨지는 대답을 라이브러리에서 검색했다.
"말하지 말아 주세요…… 무어 님께 안길 때뿐이에요, 이렇게 흐트러져 버리는 건."
"그건 어떨까. 니나, 자네가 진짜 음란하다는 걸 증명해 보이지."
몇 분 후, 무어의 부하 남자들이 스위트룸으로 호출되었다.
그들은 정사의 흔적에 동요하지도 않고 오히려 익숙한 모습으로 옷을 벗더니 NINA에게 덤벼들었다.
가운을 걸친 무어는 부하에게 범해지는 NINA를 감상하며 유연하게 와인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아앗, 이런 거 안 돼요, 이상해져 버려요……."
"그들은 내 충실한 부하라서 말이야. 좋은 기회니까 친목을 다지도록 해."
"아아앗!"
난폭하게 결박당해 NINA는 비명을 질렀다.
여러 개의 남자 팔이 뻗어와 NINA의 유방을 주물러대고 비소에 사정없이 손가락을 쑤셔 넣어왔다. 바기나에 손가락을 꽂혀 격렬하게 피스톤 운동을 당해 NINA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무리 난폭하게 당해도 NINA는 상대를 기쁘게 하는 반응밖에 할 수 없다.
눈앞에 페니스를 들이대지자 NINA는 순종적으로 그걸 입에 머금었다.
"헤헤헤. 정숙한 재패니즈 재원인가 했더니 터무니없는 왕음탕이네요 이년."
허리를 흔들어대는 남자에게 맞춰 자신도 머리를 앞뒤로 움직여 NINA는 몇 번이고 목구멍 깊숙이까지 남자의 페니스를 머금었다. 그러고 있는 곁에서 다른 남자는 도구를 꺼내 모터로 진동하는 음구를 NINA의 클리토리스에 갖다 댔다.
"야앗…… 앗, 앙응……!!"
페니스를 입에 머금은 채 NINA의 몸이 움찔움찔 튄다.
가볍게 들어 올려진 NINA 아래에 두 남자의 페니스가 나란히 섰다. 한쪽은 바기나에, 한쪽은 아누스로 인도되었다. 완전히 꼬치구이 상태가 되어 NINA는 남자들이 하는 대로였다. 남자들이 허리를 흔들자 그 위에 걸터앉혀진 NINA의 몸은 재미있을 정도로 튀어 오르고 모양 좋은 유방이 바운드해 남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내 몸 전부를 이용해 인간에게 성적 쾌락을 가져올 것.
복종 프로그램보다 심층의 OS 커널 레벨에 주입된 섹스로이드 특유의 원칙에 따라 NINA는 스스로의 여체를 음구로서 남자들에게 바쳤다.
"어디, 슬슬 나도 참가해 볼까."
무어는 가운을 벗어 던지더니 시간을 둔 덕분에 기세를 되찾은 페니스를 훑으며 침대로 올라왔다. 눈치 빠른 부하가 아누스 구멍을 무어에게 양보한다.
표준 사이즈보다 큰 무어의 페니스를 세 번째 받아들이고 NINA는 콧소리 섞인 목소리로 신음했다.
"앙, 좋아, 무어 님의 자지로 NINA를 좀 더 꿰뚫어 주세요, 좀 더 물건처럼 범해주세요!"
"후후후. 자네에겐 MB사 일보다 다운타운 창녀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군."
"그런…… 시, 하아아…… 그치만 이런 굉장한 거 처음이라, 화아아앗!"
"적당히 인정하는 게 어때. 자네는 더할 나위 없는 음란한 비치라고 말이야. 니나, 자기 입으로 말해 보렴?"
"아하앗…… 네, NINA는 음란하고 자지 물고 느끼는 것밖에 재주 없는 천박한 암캐입니다……."
"잘 말했군. 자, 상이다."
"아아아앗, 그런, 굉장해, 아으으, 안, 돼, 그렇게, 격렬하게…… 윽!!"
격렬한 피스톤 운동으로 NINA의 국문이 도려내졌다. 무어의 일물은 이미 두 번이나 정을 쏟았는데도 다시 팽팽해져 있었다. 정력가라는 것도 겉치레가 아니다.
무어에게 포지션을 양보한 남자는 NINA의 유방을 좌우에서 움켜쥐고 모아 합친 부드러운 살 중앙에 페니스를 꽂았다. NINA는 스스로 유방을 비벼 합쳐 절묘한 힘 조절로 남자의 물건을 자극했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바기나와 아누스에는 야한 소리를 내며 페니스가 들락날락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손이 비면 남자들의 다부진 가슴팍에 손을 기어가게 해 더욱 그들의 욕망을 부추기려 한다. 입술, 질, 항문은 끊임없이 페니스로 막히고 그래도 부족하다는 듯이 시선으로, 혹은 신음 소리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으로, 매끄러운 허벅지로, NINA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남자들을 위로했다.
"아아…… 아아아아…… 앙, 아아아아아……."
무어가 세 번째 정을 쏟음과 동시에 NINA는 유달리 높게 울었다.
몇 분 후. NINA는 전신을 정액으로 질척질척 더럽혀진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뚝뚝 정액을 역류시키고 있는 바기나에 남자들 중 한 명이 마개라도 하듯 딜도를 쑤셔 박았다.
"그건 선물이다, 니나. 집에 갈 때까지 그걸 빼면 안 돼?"
"네, 무어 님."
NINA는 사타구니에 흐른 정액을 떠서 유혹을 못 이긴 듯 입으로 가져갔다. 그걸 본 무어가 실소한다.
"자네 덕분에 내 일본 여성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 것 같군."
"그건 칭찬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하하하. 니나 군. 또 다음에 방일했을 때는 맨 먼저 자네에게 연락하지."
NINA는 말없이 미소 지으며 응했다.
메타돌 OS는 새로 얻은 지 얼마 안 된 섹스 경험을 해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나가는 정보 처리에 리소스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었다.
【계속】
니이나 선배가 키류 유카의 손을 거쳐 메타돌 '니나'로 다시 태어난 지도 벌써 몇 달이 훌쩍 지났다.
그날 이후로 선배의 자아는 보조뇌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된 상태다.
니나가 된 선배는 이제 음란한 봉사를 하는 게 자신의 존재 의의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지금은 날 마스터라고 부르며 절대복종이다.
그 니이나 선배가 말이다.
하핫. 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니까.
오늘은 키류 주임의 지시로 니나와 마리아를 접대용 연회장으로 데리고 왔다.
접대 상대는 모 부처의 고위 관료들.
광택이 흐르는 전용 슈트에 감싸인 메타돌의 보디에 아저씨들의 시선이 꽂혀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콘솔에 커맨드를 입력하자, 즉각 니나들이 반응했다.
"(삑) 커맨드 수신. 지금부터 성처리 모드를 기동합니다."
그때까지 무표정하던 니나와 마리아가 순식간에 눈동자를 촉촉하게 적시며 요염하게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니나와 마리아는 잔뜩 발정해서 남자의 물건을 입에 물고 싶어 안달이 났다.
아아. 니이나 선배, 완전히 섹스로이드가 몸에 배어버렸네.
이런 성 접대가 니나한테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좀 더 특별한 여흥을 보여주기로 했다.
콘솔 키를 두드리자 미리 프로그래밍된 태스크가 실행됐다.
"여러분. 오늘은 저희 자매기의 레즈 배틀 퍽을 즐겨주세요."
니나가 멘트를 읊는 사이 마리아는 양두 딜도를 꺼내 들었다.
먼저 마리아가 딜도의 한쪽을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다음은 니나 차례였다. 전용 슈트의 가랑이 천을 옆으로 젖히고, 위로 솟구친 딜도의 반대편 끝을 자신의 질 안으로 천천히 삽입해 나갔다.
이미 의사 애액이 실을 뽑으며 질척거리던 니나의 질은 굵직한 딜도를 매끄럽게 삼켜버렸다.
우리 회사 직원들과 접대 상대인 관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니나와 마리아의 음란한 레즈 섹스가 시작됐다.
"앗, 읏…… 먼저 상대를… 가게 만든 쪽이… 으응, 하아앙♡ …이기는 겁니다…… 읏!"
니나는 이미 달뜬 숨을 헐떡이면서도 고지식하게 승부의 룰을 설명하고 있다.
나로선 니이나 선배를 응원해 줘야 하려나.
뭐, 어차피 마지막엔 둘 다 '손님'들에게 안기게 될 테지만.
니나와 마리아는 서로 쾌감에 헐떡이며 허리를 흔들어댔다.
마리아가 밑에 깔리고, 니나가 기승위 같은 자세로 위에서 찍어 누른다.
언뜻 보면 니나가 유리해 보이지만, 니나는 기승위에서 더 큰 쾌감을 느끼도록 파라미터가 배분되어 있다.
봐라, 벌써 니나는 너무 느껴서 눈동자가 선명한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이윽고 니나와 마리아는 키스를 하며 혀를 얽었다.
니나가 공세에 나섰다.
자신도 쾌감에 몸부림치면서, 그래도 단숨에 상대를 가게 만들어버리겠다는 작전이다.
이야, 고작 여흥인데 엄청 의욕적이네, 니나 짱.
그럼, 슬슬 때가 됐나.
콘솔에 새로운 명령을 입력한다.
그러자 한창 섹스 중인데도 니나는 시스템 메시지를 낭독했다.
"……자매기 SRX-01-TK와 데이터 링크했습니다. '공유 파일' 동기화를 개시――"
무슨 소린고 하니, 이건 자매기 메타돌의 감각을 공유시키는 커맨드다.
즉 자신이 받고 있는 쾌감에 더해, 마리아의 쾌감까지 니나 안으로 흘러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고.
순식간에 니나의 반응이 격해졌다.
아니, 니나뿐만이 아니다. 마리아도 격렬하게 신음하며 몸을 비틀고 있다.
"아, 으응♥ 아앗, 흐앙♥"
"앗, 아앙♥ 크, 으윽, 흐으으윽♥"
격해진 몸놀림에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자, 그럼 바이브 진동을 '강'으로 올립니다!"
딸깍. 리모컨 조작으로 바이브의 움직임을 최강으로 올려줬다.
열심히 하는 섹스로이드 자매기를 위한 포상이다.
"아아앗, 바이브 진동이, 크으읏♥"
"꺄아아악, 아, 아아아악, 너, 너무 세요♥ 쾌감 신호가 너무 강해서"
"쾌감 신호 처리가, 처리가―― 아, 아아아악♥"
◇
여흥이 끝난 뒤엔 언제나처럼 별실에서 니나와 마리아는 아저씨들에게 미친 듯이 박히고 있다.
결국 니나와 마리아의 승부는 간발의 차로 니나의 승리로 끝났다.
거의 동시에 둘 다 서로의 손가락을 얽으며 절정에 달했다. 절정 자기신고도 동시였다.
어쩔 수 없이 로그 분석을 해봤더니, 마리아 쪽이 콤마 몇 초 먼저 가버렸다.
따라서 니나의 승리다.
그렇게 알려주자, 니나는 만족스럽게 미소 지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진짜 저런 제스처나 승부에 집착하는 점이나, 미묘하게 니이나 선배라니까.
지금 여기서 선배의 자아를 되돌려주면 선배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크큭. 마스터인 나한텐 거역할 수 없으니까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겠지만.
아, 왠지 꼴리기 시작했네.
랩으로 돌아가면 니나랑 마리아 정비하는 김에 한 발 빼달라고 해야지. 그래, 그러자.
이런, 니나들이 접대를 마치고 돌아왔다.
……선배,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